“더 많은 얘기 나누자” 김정숙-이설주, 따로 ‘친교 행사’ 가질 듯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가 4월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환송공연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만나서 더 많은 얘기 나눕시다.” (4·27 정상회담 당시 이설주가 김정숙 여사와 헤어지며 했던 말.)

김정숙 여사가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행사인 환송공연 관람을 마치고 이설주 여사와 포옹을 하고 있다. [뉴스1]

18~20일 열리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의 만남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남북 퍼스트레이디가 평양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열린 4·27 정상회담을 마치고 헤어질 때 귀엣말을 건네고 포옹을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도 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이희호 여사나 권양숙 여사도 동행했지만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정일 북방위원장이 부인을 공개석상에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은 김정일 시절 부인으로 알려졌던 김영숙·성혜림·고영희·김옥 등의 존재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이에 이 여사나 권 양사 모두 참관 등 일정을 대남기구의 여성 관계자들이 도맡았다.

과거 두 차례 평양에서의 남북 정상회담 때 이 여사나 권 여사는 북한의 대표적인 산부인과 병원인 평양산원과 취학 전 아동들을 돌보는 창광유치원,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등을 방문하고 북한의 대표적인 여성인사들과 면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정은의 부인인 이설주가 대부분의 일정에 동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설주는 이미 남북 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등 정상의 부인으로서 공식 활동에 나서왔다. 이번에도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최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9·9절) 기념행사에 방북한 중국 대표단을 위한 별도 공연과 환영연회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18일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북한을 찾는 만큼, 김정은과 이설주가 직접 평양 순안국제공항으로 마중 나와 첫 만남을 가질 수도 있다. 또 정상 간 오찬·만찬은 물론 남북 퍼스트레이디 간의 친교 행사가 따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상회담에서 퍼스트레이디가 문화 등 외교일정을 함께 했음을 미뤄볼 때 이 같은 차원에서 구체 일정이 짜이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특히 성악과 출신 김 여사와 가수 출신 이설주가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친교 행사가 마련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한 매체에 “두 여사를 위한 행사가 준비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