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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홍콩 강타한 초대형 태풍 망쿳, 이번엔 中 남부 원전 겨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중국 광둥성 선전시 일대에 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한 여성이 힘겨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중국 광둥성 선전시 일대에 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한 여성이 힘겨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중국 선전시 도로의 한 나무가 부러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중국 선전시 도로의 한 나무가 부러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 루손섬(15일)→홍콩(16일 오전)→중국 남부 지역(16일 오후)’

 필리핀에서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시속 305㎞의 초대형 태풍 ‘망쿳’이 중국 본토를 겨냥하고 있다. 16일 오전 홍콩을 거친 망쿳은 이날 오후 중국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 내 원자력 발전소 두 곳이 이동 경로에 놓인 중국 남부 광둥성(广东省) 일대는 초비상이 걸렸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신화통신 등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앞서 15일 오전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상륙했던 망쿳은 다음날인 16일 오전 8시 홍콩 동남쪽 220㎞ 해상을 거쳐 중국을 향하고 있다.

 이날(16일) 태풍 망쿳의 최고 시속은 전날 필리핀 상륙(305㎞) 때에 비해 다소 낮아진 185㎞를 기록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시 전역에 비상 태세를 선포했다. 홍콩기상청(HKO) 역시 망쿳에 대한 경계등급을 최고 등급인 ‘T10’으로 조정했다.

16일 홍콩 정부가 도로상에 태풍 망쿳에 대한 경고판을 걸었다. [EPA=연합뉴스]

16일 홍콩 정부가 도로상에 태풍 망쿳에 대한 경고판을 걸었다. [EPA=연합뉴스]

16일 오전 태풍 망콧이 홍콩에 상륙한 가운데, 홍콩 정부는 최고 경계등급인 '시그널 10'을 발령했다. [EPA=연합뉴스]

16일 오전 태풍 망콧이 홍콩에 상륙한 가운데, 홍콩 정부는 최고 경계등급인 '시그널 10'을 발령했다. [EPA=연합뉴스]

 이날 오전 홍콩에선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총 889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특히 캐세이퍼시픽 등 홍콩 항공사 3곳의 운항이 취소돼 여행객 9만6000명의 발이 묶였다.

 또 홍콩 마사회는 이날 예정됐던 경마 대회를 취소했다. 세계 최대 도박 도시인 마카오 역시 사상 처음으로 카지노를 전면 폐장했다.

 망콧은 이날(16일) 오후쯤 중국 본토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진행 경로에 위치한 광둥성·하이난성(海南省)·광시좡족 자치구 등 중국 남부 지역은 초비상이 걸렸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양장 원자력 발전소.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양장 원자력 발전소. [신화통신=연합뉴스]

 특히 홍콩으로부터 서쪽으로 각 135㎞, 230㎞ 가량 떨어진 중국 광둥성 타이산(台山)·양장(陽江) 원자력 발전소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SCMP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쓰나미 사태를 잘 인지한 두 발전소 측은 비상 인력을 배치해, 발전소 곳곳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4년 세워진 양장 원자력 발전소는 총 5기의 1086MW(메가와트)급 원자로가 가동 중이라고 SCMP는 전했다.

 광둥성 정부는 3777곳의 대피소를 마련해 10만 명 이상의 주민과 관광객을 대피시켰다. 또 어선 약 3만6000척을 항구로 소환했고, 잔장(湛江)과 마오밍(茂名)시를 잇는 열차편을 중단시켰다. 이날 중국 기상국은 태풍 경보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재난피해평가기관인 엔키 리서치의 재난 모형 설계자 척 왓슨은 “망쿳이 현재 경로를 유지할 경우 중국과 홍콩에 1200억 달러(134조원) 상당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무너져내린 필리핀 카가안 한 대피처. 잔해 사이를 경찰이 오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무너져내린 필리핀 카가안 한 대피처. 잔해 사이를 경찰이 오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태풍 망쿳은 앞서 15일 오전 2시 40분쯤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상륙했다. 강한 태풍을 동반한 폭우를 쏟아낸 탓에 시민 440만 명이 거주하는 카가안주 등 7개 주 일대 전력이 끊겼고, 벵게트 주 이토겐 지역에선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광부 합숙소를 덮쳐 이곳에서만 32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실종됐다.

 또 중국과 필리핀 당국은 이날(16일) 예정됐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필리핀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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