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자 아내 "국민께 죄송" 마스크 착용 논란 해명

중앙일보

입력

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병원들이 감염 확산에 대한 관리 강화에 돌입한 가운데 10일 오후 대전 충남대병원 관계자가 격리병실을 점검하고 있다.[뉴스1]

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병원들이 감염 확산에 대한 관리 강화에 돌입한 가운데 10일 오후 대전 충남대병원 관계자가 격리병실을 점검하고 있다.[뉴스1]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 A(61)씨가 입국하면서 부인 B(55)씨에게 "마스크를 쓰고 오라"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B씨가 "국민과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며 당시 상황을 해명했다.

B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메르스에 걸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남편이) 마스크를 쓰고 나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B씨 혼자 마스크를 쓴 이유에 대해서는 "2년 전 폐렴을 앓은 뒤 면역력이 약해져 공항이나 여행을 갈 때 마스크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앞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A 씨가) 아내분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병원으로 이동할 때 B씨가 가져온 자가용이 아닌 택시를 타고 따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때문에 A씨가 메르스를 사전에 인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났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의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부인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했다고 밝혔다.

10일 대구의료원에서 감염관리센터 의료진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음압병실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10일 대구의료원에서 감염관리센터 의료진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음압병실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B씨는 A씨의 '택시 이동'에 대해 "남편 귀국 전에 '공항에 나가겠다'고 문자를 했는데 답이 없었다. 내가 차를 가지고 간 것을 남편이 알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택시를) 미리 예약했는지 (남편을) 만난 지 5분 만에 택시가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편을 먼 주차장까지 데리고 가 제 차에 태우기보다 택시를 타는 게 빠르고 편할 것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사전에 메르스를 인지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편이 메르스라고 인지했다면 한국에 오지 않았거나 최소한 마스크는 착용하고 왔을 것"이라며 "메르스의 전형적인 증상인 기침이나 열이 없었고 쿠웨이트의 다른 사람들도 아무 증세를 보이지 않아 본인이 메르스 생각을 못한 것 같다"고 했다.

B 씨는 마지막으로 "자가격리되신 분들께 죄송하다. 힘내시고 잘 견디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온 국민과 관계자분들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 씨와 접촉한 456명(밀접 21명, 일상 435명) 중 11명이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였으나 10명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1명은 추가 검사 중이다. 메르스 종결을 선언하려면 마지막 감염자가 완치된 나음날부터 최장 잠복기의 2배가 지난 시점이 지나야 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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