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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살 모나리자 끝없는 논란도 50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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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천의 얼굴 모나리자
프랑스 칸 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한 행사장의 벽면이 다양한 모습의 모나리자 그림으로 꾸며져 있다. 윗줄 중앙은 이번 영화제의 화제작 '다빈치 코드'에서 여주인공 '소피'역을 맡아 연기한 프랑스 여배우 오드리 토투의 사진으로 채워졌다. [칸 AP=연합뉴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린 지 올해로 500년이 됐다. 마침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가 전 세계에서 영화로 개봉(18일)되면서 그 속에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모나리자'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지고 있다.

미국의 폭스 뉴스는 16일 "지금까지 수많은 역사가와 과학자, 음모 이론가가 '모나리자'에 대해 다양한 이론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모나리자는 일반적으로 1506년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역시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이 그림이 1506년에 일단 마무리됐지만, 다빈치가 끊임없이 그림을 손질해 1519년 사망하기 직전에야 완성됐다고 주장한다.

하버드대의 르네상스 역사학자인 프랭크 페렌바흐 교수는 "'모나리자'는 아름다운 그림이지만 우연한 사건들 덕분에 유명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갖가지 추측과 논란이 '모나리자'를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또 19세기 초반 근세 낭만주의 운동이 이 작품을 유명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작가들이 "미소가 비밀을 감추고 있다" "'모나리자'야말로 진정한 '팜 파탈'(femme fatale:남성을 유혹해 죽음이나 파멸로 이끄는 여성. 요부)"이라며 갖가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극적인 실종사건'도 명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11년 도난됐다가 1913년 무사히 돌아오면서 많은 사람이 '모나리자'에 대해 더욱 열광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림 도난사건의 용의자로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진짜 범인은 루브르 직원으로 밝혀졌다.

'모나리자' 그림이 종교적.과학적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는 이도 많다. 황금률과 원근법 등 과학적 상징체계를 치밀하게 고려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의견이 "지나친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일축한다.

천체물리학자로 2003년 '황금률: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숫자인 파이에 관한 이야기'를 쓴 마리오 리비오는 "다빈치가 황금률을 잘 알고 있었더라도 그가 이 그림에 사용하려고 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500년 가까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모나리자'의 수수께끼 같은 미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지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진은 모나리자의 미소를 컴퓨터로 분석해 83%의 행복감, 9%의 역겨움, 6%의 두려움이 섞여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페렌바흐 교수의 설명은 간단하다. "모델은 화가 앞에 오래 앉아 있다가 따분해졌을 것"이라며 "다빈치가 이때 모델의 표정을 포착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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