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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무대에 영상배경 이 서 작품성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세계 오페라의 산실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최근 영화와 오페라의 기법을 접목한 실험적 작품을 무대에 올려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탈리아의 연출가 「루카·론코니」가 지난 7일 「로시니」 작곡의 『빌헬름텔』을 공연했는데 아름다운 눈으로 뒤덮인 스위스의 산맥과 계곡, 울창한 나무가 우거진 숲을 담은 영상을 배경으로 처리했는데 보수적 경향이 강한 관객들이 『이게 무슨 오페라냐』며 거세게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했던 이탈리아의 상원의원인「조반니·스파돌리니」는 『이 연출가는 오페라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 같다. 영상은 볼만했는지 모르지만 오페라작품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오페라애호가는 『「로시니」를 완전히 망쳐놓았다』고 혹평하기도.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에서 10년간 팀파니주자로 일해온 「조나단·테이비드·스컬리」는 이제껏 수없이 무대에 섰지만 연출자에게 이번처럼 엄청난 야유와 조롱이 쏟아진 것은 처음이었다고 놀라와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연출가「론코니」만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최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상을 삽입한 것이 뭐가 그렇게 혁신적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예술작품에 대해 갈채를 보내거나 비난을 보낼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며 논란에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공연에서 이 같은 논란과는 상관없이 훌륭한 지휘자라는 평을 받은「리카르도·무티」는 『「론코니」와 무대장치 책임자「지아니·과란타」는 독창적인 새로운 방법을 선보였다. 라 스칼라는 진보적인 새로운 예술을 시도해야 할 의무도 있다』고 「론코니」를 옹호했다.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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