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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원자력공학]한양대는 전기차 배터리, 경북대는 광촉매 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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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중앙일보 대학평가 <상> 이공계 학과평가 - 에너지 및 원자력공학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왼쪽)가 연구원들과 실험 결과물을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와 연구원들이 14일 교내 첨단소재연구관에서 고용량 리튬 2차전지에 들어갈 물질 중 양극 분말 소재를 생산 한 뒤 결과물을 살펴보고 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왼쪽)가 연구원들과 실험 결과물을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와 연구원들이 14일 교내 첨단소재연구관에서 고용량 리튬 2차전지에 들어갈 물질 중 양극 분말 소재를 생산 한 뒤 결과물을 살펴보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공학부 조재필 교수팀은 지난달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배터리 관련 신기술을 선보였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에서 주원료인 코발트를 20% 적게 사용하면서도 배터리 용량은 20% 이상 늘리는 기술이다.

인하대, 북한 자원개발 센터 설립 #경희대, 원전 사고 줄일 방법 제시 #KAIST는 '미니 원전' 연구 공들여 #높이 3.8m로 차에 실을 수 있어

코발트는 전기자동차뿐 아니라 스마트폰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해당 시장이 커지면서 코발트의 국제 가격은 치솟고 있다. 관련 업계는 물론 학계는 코발트를 적게 쓰는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의 플러스(+), 마이너스(-) 극에는 저가형 고에너지 소재를 사용했다”며 “가격 경쟁력이 있고 전체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대량 생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급 내 순서는 대학명 가나다 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등급 내 순서는 대학명 가나다 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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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는 인류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다. 더 효율적이며 안정적인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의 유수 대학·연구소·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2018 중앙일보 대학평가 ‘에너지 및 원자력공학과’ 평가에선 UNIST 에너지공학부와 한양대 에너지공학과가 관련 학과 중 상위 10%에 들어 '최상' 등급을 받았다. 이들 학과에선 에너지 개발 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두 학과엔 전기차 배터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공통으로 있다. UNIST 조재필 교수, 한양대 선양국 교수다. 이들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글로벌 학술정보 분석 기관)가 선정한 2017년 세계 상위 1% 연구자(국내 29명)이기도 하다.

조 교수는 2차전지 연구 분야의 대가다. 지금까지 논문 280여 편을 발표했고, 200여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조 교수가 있는 UNIST 에너지공학부는 소속 교수들이 쓴 국제논문의 피인용 횟수가 이번 평가 대상 학과 중 가장 많았다.

기아자동차가 전기차 ‘니로 EV’는 선양국 한양대 교수가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기존보다 크게 높였다. [사진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전기차 ‘니로 EV’는 선양국 한양대 교수가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기존보다 크게 높였다. [사진 기아자동차]

선양국 한양대 교수

선양국 한양대 교수

선양국 한양대 교수도 배터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연구자다. 지난 7월 출시된 기아자동차 신 차종(‘Niro EV’)에 선 교수팀 신기술이 적용됐다. 선 교수는 20년 넘게 배터리를 연구해왔다. 그가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는 용량이 크고 안정적이며 여러 번 충전해도 높은 효율이 유지된다. 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 여러 곳에서 선 교수의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한양대 에너지공학과는 연구뿐 아니라 학생 교육 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생 1인당 등록금 대비 장학금, 취업률 (83.3%)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등급 내 순서는 대학명 가나다 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등급 내 순서는 대학명 가나다 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북대 에너지공학과는 교수 국제논문 성과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해당 학과 중 상위 25% 이내) 등급을 받았다. 이 학과 박현웅 교수는 대체에너지 분야의 선구자다. 박 교수는 태양광, 이산화탄소, 수소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쓰이는 광촉매 개발 연구를 한다. 그가 2013년 발표한 이산화타이타늄 광촉매에 관한 논문은 지난해까지 다른 학자들의 논문에 233번이나 인용됐다.

역시 '상' 등급을 받은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는 북한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인하대 안에 '북한자원개발연구센터'(센터장 김진 교수)를 설립하고 이 분야 전문가인 강천구 교수를 최근 영입했다. 이 학과 이용길 학과장은 “오랜 현장 지식과 경험을 가진 교수를 초빙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과는 취업률 1위(85.7%)를 거머쥐었다.

위기에 선전…연구·교육 경쟁력 두루 쌓은 원자력공학과

KAIST 원자력공학과 이정익 교수와 박사과정 학생들이 미래형 현재 대형 발전소(모형)와 KAIST에서 개발한 초소형 원전(판넬)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김성태/2018.09.04.

KAIST 원자력공학과 이정익 교수와 박사과정 학생들이 미래형 현재 대형 발전소(모형)와 KAIST에서 개발한 초소형 원전(판넬)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김성태/2018.09.04.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자력공학은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서 상당수 원자력공학과가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는 기존 대형 원전의 10분의 1 크기로 차세대 소형 원전을 개발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소형 원전은 길이 7m, 높이 3.8m로 차량에 싣고 옮길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친환경 이산화탄소를 사용한 냉각 기술로 안정성도 높였다. 이 학과 이정익 교수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융합한 고효율, 고안전 발전 설비”라고 자랑했다. 이 학과는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평가대상 대학 중 가장 적었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은 가장 많았다.

세계 시장에선 여전히 한국 원전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성민 학과장은 "우리 학과의 외국인 학생 비율은 16.1%로 KAIST 평균(9.2%)을 크게 웃돈다.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유럽에서도 유학을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도 교수 연구비 실적 등에 힘입어 ‘상’ 등급에 포함됐다. 이 학과 정범진 교수는 지난해 원전 사고 가상 실험법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고열ㆍ고압 환경을 재현하지 않고도 유사 물질을 활용해 원전 사고에 대처하는 연구법을 제시했다. 이 연구 덕분에 원전 사고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이 논문은 올해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에서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등급 내 순서는 대학명 가나다 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등급 내 순서는 대학명 가나다 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994년 시작해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매년 이공계, 인문사회계열에서 학생·학부모 관심이 높은 학과를 선정해 학과평가를 하고 있다. 올해 이공계 학과평가는 산업공학과, 에너지 및 원자력공학과, 간호학과 3개 학과를 대상으로 했다.

에너지 및 원자력공학과 평가

 에너지 및 원자력공학과 평가는 중앙일보 평가 대상인 주요대학 63곳 중 교육부 학과 표준분류상 ‘에너지공학과’로 분류된 에너지 및 원자력공학과 22곳을 대상으로 했다. 한 학교에 에너지공학과와 원자력공학과가 별도로 존재할 경우 두 학과를 각각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교수 연구역량과 여건(4개 지표), 학생 교육여건과 성과(6개 지표) 등 두 개 부문에서 2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지표값 산출에는 교육부 ‘대학알리미(2017년 기준)’ 공시 자료와 한국연구재단 교수 연구 실적 자료를 활용했다. 학과 간 융합 등으로 다른 대학과 비교해 학과의 성격이나 교육과정 등이 다를 경우에는 평가에서 제외했다. 또 신설된지 얼마 되지 않아 졸업생 취업 실적을 확인할 수 없는 학과도 제외했다.

 등급은 10개 지표 점수를 합한 뒤 점수 상위 10%까지는 최상, 25%까지는 상, 50%까지는 중상 등급이다. 각 지표별 수치는 대학의 확인 과정을 거쳤다.

 ◆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심새롬·김나현 기자, 송령아·이가람·정하현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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