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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폴크스바겐, 수입차 1위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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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지난달 판매량이 40% 가까이 줄었다. 반면 디젤게이트 이후 웅크리고 있던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판매가 확 늘었다.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두 브랜드의 판매량을 합치면 수입차 전체 1위다. 모델별 판매량에서도 상위권을 휩쓸었다.

희비 엇갈린 8월 판매 성적표 #아우디, 할인공세 힘입어 47% 늘어 #같은 그룹 폴크스바겐도 12% 증가 #벤츠·BMW는 40% 가까이 줄어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총 신규등록 대수는 7월보다 6.4% 감소한 2만518대였다. 특히 수입차 업계 선두를 다투는 벤츠와 BMW의 신규등록 대수가 각각 3019대와 2383대에 그쳤다. 벤츠는 전달보다 36%, BMW는 39.8%가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각각 42.7%, 41.9%나 줄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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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 모두 재고 물량 부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강화된 배출가스 측정 기준에 맞게 인증을 통과한 새 모델은 투입이 지연되고 있고, 기존 모델의 물량은 상반기에 대부분 소진되면서 팔려고 해도 팔 물건이 없어진 것이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새 배출가스 규제는 실제 도로주행 상황과 가깝게 시험 시간과 속도 등의 조건을 강화해 배출가스·연비를 측정하는 국제 표준 배출가스 시험방식(WLTP)에 따라 차량을 인증한다. 이에 따라 이전 기준으로 인증을 받은 차량은 유예기간인 11월 말까지만 팔수 있지만, 두 회사는 이미 확보한 물량을 거의 다 판매한 탓에 새 모델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 BMW의 경우 연이은 화재 사태도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 BMW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520d의 신규 등록 대수는 107대로, 전달보다 79.5%나 감소했다.

반면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판매가 크게 늘었다. 아우디는 전달 대비 47% 증가한 2098대를 팔았고, 폴크스바겐도 판매량이 11.9% 늘었다. 두 브랜드를 합치면 벤츠와 BMW를 뛰어넘는 수입차 전체 1위다. 이는 디젤게이트로 인한 판매 중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두 브랜드는 모델별 판매량에서도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아우디 A6 35 TDI가 1014대 판매돼 1위를,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TDI가 937대 팔려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할인 대란’을 일으켰던 아우디 A3 40 TFSI(701대)였다. 판매를 재개한 지 불과 6개월여밖에 안 됐지만, 적극적인 할인 공세와 벤츠·BMW의 물량 부족을 틈타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다만 물량이 부족했다는 말은, 물량이 확보되면 다시 판매량이 회복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벤츠와 BMW는 새 기준에 맞춰 인증이 완료된 모델들이 투입되면 실적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수는 BMW 화재의 여파가 얼마나 클지, 그리고 아우디·폴크스바겐이 할인 공세를 멈췄을 때 얼마나 판매를 유지할 수 있을지 등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화재 사태 이전에도 3시리즈와 5시리즈 등 주요 모델의 물량이 크게 부족했기 때문에 아직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정상적으로 물량이 확보된 상태에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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