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관리'하는 선수들 조심! 마음 줬다간 깊은 상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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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15)

콜라텍 코치로서 콜라텍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과 사안이 발생하는 유형에 대해 조언해보고자 한다. 콜라텍 안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일은 역시 ‘사랑’이다. 수많은 사람으로 연일 북적이다 보니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복을 느끼는 곳이기도 하다.

사랑이란 감정은 젊은이들만의 점유물이 아니다. 신중년도 젊은이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질투하고 다른 사람의 파트너를 뺏기도 한다.  ‘나이 먹어서 웬 주책을 부리지?’ ‘정말 봐 줄 수가 없네.’ ‘점잖지 못하게 왜 그래?’ 등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지만 이런 사고는 잘못된 사고다.

신중년도 나이만 들었을 뿐이지 희로애락 감정이 있다. 이상형을 만나면 같이 춤추고 싶고 사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지금의 콜라텍에 오는 세대는 연애결혼보다는 중매결혼이 더 많은 세대이다 보니 연애 한 번 제대로 하지 못 한 사람이 많은 세대이다. [사진 pixabay]

지금의 콜라텍에 오는 세대는 연애결혼보다는 중매결혼이 더 많은 세대이다 보니 연애 한 번 제대로 하지 못 한 사람이 많은 세대이다. [사진 pixabay]

지금 콜라텍에 오는 세대는 연애결혼보다는 중매결혼한 세대다 보니 연애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세대다. 연애는 서툴다. 부모님 명령으로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결혼한 사람도 있고 집안 친척이나 지인 소개로 한두 번 만나서 결혼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손을 잡기라도 하면 결혼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도 결혼해 자식 낳고 살아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살아왔는데 춤을 배워 콜라텍에 다니다 보니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도 식당 한쪽에서는 70세가 훨씬 넘어 보이는 여성이 맥주 3병과 소주 1병을 시켜 혼자서 소주 맥주를 섞어 괴로움을 담아 마시고 있다. 술에 취해 금세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다. 술잔 앞에서 잠깐 졸다 맥주잔이 빈 것을 알자 다시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신다.

무슨 사연이기에 이렇게 혼자 술을 마시며 괴로워할까? 안쓰럽다. 차림새를 보니 연세에 비해 세련되게 옷을 입었다. 춤을 제법 추는 옷차림이다. 굽이 있는 댄싱화를 신은 것을 보니 건강한 것을 알 수 있다. 젊은 나도 무릎이 좋지 않아 단화를 신고 춤을 추는데 말이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사진 pixabay]

사람을 만나다 보면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사진 pixabay]

왜 그렇게 괴로워하면서 술을 마실까? 술잔에 코를 박을 것 같아 불안하다. 저렇게 혼자 괴로워하는 걸 보니 사귀던 남자친구와 이별한 모양이다.

이곳에는 그야말로 ‘선수’인 남자가 여자를 힘들게 한다. 선수는 여자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다. 선수는 한 여자로 만족하지 않고 항상 자신 곁에 어장 관리하듯 많은 여자를 두려고 한다. 나이와는 무관하다. 칠순이 넘어도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남자들이 있다.

이런 선수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두고도 다른 사람과 추려고 한다. 한사람과 추면 답답하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파트너와 춤춘 후 다른 사람과 춤추러 간다.
어떤 경우는 하루씩 걸러 격일로 만난다. 오늘은 파트너와 춤을 추었으니 내일은 나오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선수는 여자들에게 파트너를 자신과 있을 때만 내 남자로 생각하라고 한다. 내 곁에서 떠나면 내 남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지 그 남자의 모든 것을 다 가지려 하면 남자가 피곤해 떠난다고 한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 언제 헤어져도 상처받지 않게 자신의 마음을 아껴 써야 한다. [중앙포토]

영원한 것은 없으니 언제 헤어져도 상처받지 않게 자신의 마음을 아껴 써야 한다. [중앙포토]

이럴 경우 여자는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남자에게 질질 끌려가는 입장이 되면 남자는 성취감을 갖기에 여자는 매달릴 필요가 없다. 파트너의 제안에 덤덤하게 대담한 척 수락하고 의도적으로라도 빠지지 않아야 한다.

옛말에 “다정도 병”이라고 하듯 자신의 파트너에게 지나친 관심을 갖지 않아야 한다. 이 세계는 인간 자원이 풍부해서 파트너를 쉽게 싫증 내기도 하고 가볍게 생각하기도 한다. 항상 이 파트너와는 언제 헤어질 수 있다는 가정으로 만나야 한다. 그래야 집착하지 않게 된다.

선수 파트너에게 절대 마음을 다 주지 말라고 조언한다. 마음을 조금만 주어야 상처받지 않으며 영원한 것은 없으니 언제 헤어져도 상처받지 않게 자신의 마음을 아껴 써야 한다. 이것이 콜라텍 코치로서 해 줄 수 있는 조언이다.

정하임 서울시 초등학교 교감·콜라텍 코치 chi990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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