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 주택시장서도 떠난다

미주중앙

입력

주택시장에서도 '중국 자본'이 떠나고 있다.

'현금 오퍼'로 위세 보였던
LA동부·어바인 등 구매 급감
인도계 바이어 빈자리 메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며 최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과 LA동부의 다이아몬드바,월넛, 롤랜드하이츠 등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에서의 중국인 주택 구매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중국인 구매자가 북적였던 LA한인타운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50만 달러 이상 주택과 럭셔리 콘도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들 지역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중국인 바이어가 줄더니 올해 초부터는 감소세가 확연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중국인의 구매 문의가 30~40%는 줄었다는 것이다.

롤랜드하이츠 지역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지난해만 해도 오픈하우스에 몰리는 예비 주택구입자의 98%가 중국인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엔 절반 정도 수준으로 줄었고 그 빈자리를 인도계 바이어들이 메우고 있다"고 전했다.

LA지역 부동산 업체 관계자 역시 "중국인 바이어를 주로 상대하던 에이전트들의 주택 거래 건수를 보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며 "중국인들이 주택시장에서 물러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현금구입자가 가장 몰렸던 어바인의 주거용 부동산 시장도 유사한 상황이다. 중국인이 주 고객인 한 타이틀 업체 관계자는 "주택구입자 중 중국인 성(last name)을 가진 바이어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상업용부동산(CRE) 시장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에서도 '차이나 머니' 이탈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의 해외 자본유출 단속 강화 ▶미·중간 무역 분쟁에 따른 긴장감 고조 ▶달러 강세 등의 위험요소가 CRE 시장에서 주택시장까지로 확대된 것 등으로 분석했다.

올해 초부터 중국 외환관리국은 중국 개인의 해외 인출 가능액을 각 계좌당 10만 위안(약 1만4537달러)에서 연간 총 인출 금액을 10만 위안으로 대폭 축소했다.

중국 내 환전 가능한 달러도 5만 달러로 제한했고 이를 넘어서는 환전은 특별 허가를 받게 하는 등 사실상 자금 유출을 차단해 해외 부동산 구입을 막고 있다.

이 여파로 올해 5월까지 중국의 대미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나 급락한 18억 달러에 불과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분기 외국인들이 구입한 주거용 부동산 규모는 2017년 1분기의 15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21%)나 빠진 1200억 달러에 불과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구매자는 줄었지만 워낙 매물이 부족해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하지만 그동안 중국인들의 현금 오퍼로 구입 기회를 놓쳤던 예비주택 구입자들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