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위원 "10등이 1등 이기는 스포츠가 야구, 자만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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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라와망군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선동렬 감독이 이승엽 해설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대만과의 조별예선 1차전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8.8.24/뉴스1

2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라와망군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선동렬 감독이 이승엽 해설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대만과의 조별예선 1차전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8.8.24/뉴스1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이승엽 SBS 해설위원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건넨 조언이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 23일 밤 결전지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이승엽 위원은 24일 자카르타 라와망운 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공식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 위원은 "10등팀도 1등팀 이길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다"며 "결국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승엽 위원은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6년 도하 대회 때는 동메달에 그쳤다. 대만은 물론 실업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도 패해 '도하 참사'라는 오명이 붙은 대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다른 상대국들을 압도한다고 하지만 간혹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대 투수를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중국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국은 처음 상대하는 중국 투수진을 공략하지 못하다 연장 승부치기 끝에 진땀승을 거둔 적이 있다.

이승엽 위원은 "미리 준비하는 방법 밖에 없다. 영상을 보지 않고 타석에 들어서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영상 분석 자료를 보면서 투수 타이밍을 미리 잡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게 그냥 들어가는 것보단 훨씬 수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대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말한 이위원은 "1회 공격에서 1~3번 타자가 점수를 뽑아주느냐 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다. 초반부터 점수가 난다면 경기가 쉽게 풀릴 수 있다. 반면 처음부터 막힌다면 후속 타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4번 타자 중책을 맡은 박병호의 부담이 클 것으로 봤다. 이 위원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줄곧 4번 타자로 나섰지만 준결승 전까지 7경기에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 위원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짜릿한 역전 투런포를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끈 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결승에서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위원은 " 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4번 타자로서 역할을 너무 못해 한국에 못 돌아올 줄 알았다. 박병호(넥센)가 4번 타자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투수들의 견제가 심할 것"이라며 "병호가 그동안 해온대로만 하면 된다. 경기가 열리는 구장이 규모가 크지는 않다. 좋은 결과 낼 것 같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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