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종중원 인정, 호주제 폐지 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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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010년 세계여성법관회의를 한국에 유치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해외 법관들이 한국이 선진법률 국가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어요. 하지만 여성 종중원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헌재의 호주제 헌법불합치 결정 등을 발표했더니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그러다 생각지도 않았던 지역 이사로까지 뽑혔네요."

3~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 8차 세계여성법관회의(IAWJ.International Association of Women Judges)'에서 2년 임기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이사로 선출된 서울남부지법 김영혜 부장판사(47).

한국의 여성 법관이 세계여성법관회의 이사회 이사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회는 북미, 유럽, 아시아.오세아니아 등을 대표하는 1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1991년 국제 단체로 출범한 IAWJ는 현재 34개 기관가입국 회원 4264명과 54개국 218명의 개인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IAWJ는 2년마다 대회를 열어 여성 인권 관련 국제조약에 대한 교육을 장려하고 선진 법률 등을 논의한다. 한국에서는 92명의 여성법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번 대회에는 김영란 대법관을 비롯, 14명의 여성법관이 참여해 2010년 회의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벌였다.

2010년 개최국은 2007년 3월 이사회 회의에서 결정되며 김 부장판사의 이사 선임으로 한국 유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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