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펜션(별장형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손모(42)씨는 폭주하는 예약 전화를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손씨는 "학교가 쉬는 토요일(이하 '놀토')이 낀 주말 직전 문의가 급증한다"고 말했다. 그의 펜션 객실 25개는 '놀토'가 낀 주말은 이미 6월까지 예약이 끝났다.
올 3월부터 전국 초.중.고의 주5일제 수업이 매달 두 차례로 늘어난 후 제주도가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놀토' 전 금요일을 포함, 2박3일 단위의 가족여행이 늘어난 덕분이다.
제주시의 C여행사는 평소 여행 문의가 하루 60건 정도다. '놀토'를 앞두고는 100여 통 이상 쏟아진다. 대부분 가족여행에 대한 문의다. 음식점도 호황이다. 제주시 용담동의 S횟집 이영택 대표는 "'놀토'가 낀 주말 손님이 평소보다 20~30% 정도 많다"고 전했다.
가족 단위 여행이 늘면서 항공권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놀토' 전 금요일 김포발 제주행 비행기의 탑승률은 100%에 육박한다. 개학 직후 첫 '놀토' 전 금요일인 3월 10일을 제외하고는 탑승률이 99%를 넘었다. 평소 금요일의 탑승률은 90%대 초반이다. 이번 주부터 6월까지는 100%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이기용 과장은 "3월 10일은 개학 직후라 수업을 빠지기 어려웠던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마재영 차장은 "현 추세라면 '놀토' 전 금요일 편한 시간대에 자녀와 제주도로 가려면 적어도 5, 6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주도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올 들어 이달 초까지 제주 관광객은 175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6만여 명보다 5.4% 늘었다. 한병수 제주도 관광마케팅기획담당은 "10인 이하 개별 관광객이 104만여 명으로 지난해 92만여 명에 비해 13.1% 증가했다"며 "가족 관광객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강갑생 기자, 제주=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