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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묵혀야 제 맛 … 가치주 투자하는 장기상품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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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단기 주가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오랜 기간 자금을 묻어두려는 투자자들을 위한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소 3~5년, 길게는 10년을 내다보고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다.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주식형 펀드들이 단기적으로는 마이너스 수익이 날 수 있지만 투자 기간을 길게 잡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10년간 투자하는 펀드 등장= 밸류자산운용은 지난달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장기 '가치투자'를 위해 설계된 '한국 밸류 10년 투자 펀드'를 출시했다. 가치투자란 기업의 수익성.자산가치 등을 고려, 저평가 받는 종목을 골라 투자한 뒤 주가가 제값을 받게되면 매도해 수익을 챙기는 투자기법.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전매 특허로 알려진 장기 투자 방법이다.

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전무는 "3년 이내에 환매하면 수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떼는 장기투자 전용 펀드"라며 "10년 이상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중소형 가치주에 장기 투자해 연 10%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출시된지 20여일만에 수탁액이 1500억원을 넘어섰으며, 주식형 펀드 환매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날마다 30억원 이상의 개인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삼성증권도 우량주에 장기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인 '삼성우량주장기투자펀드'를 판매 중이다. 업종별 애널리스트가 선정한 최우수 종목 10~20개만을 선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우리자산운용의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펀드'는 한국가스공사.KT&G.LG석유화학 등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에 집중투자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시세 차익을 노린다.

◆수수료 신경써야= 장기 투자자들에게 수수료 혜택을 주는 펀드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멀티클래스 펀드는 투자기간이 길고 투자금액이 많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진다. 가입 첫해에는 다른 펀드와 비슷한 수수료를 받지만 두번째 해부터는 0.3~0.6%포인트 정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칸서스운용의 '칸서스 하베스트 멀티주식, 알리안츠운용의 'Best중소형주식A' 등이 대표적인 상품들.

선취 수수료 펀드는 가입 당시에 판매 수수료를 한꺼번에 내고 2년째부터는 운용 수수료만 낸다. 단기 투자자에겐 불리하고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 PCA투신운용의 'PCA업종1등주 D-1'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연구원은 "장기 투자는 투자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수료 부담도 만만치 않은 만큼 수수료 체계를 꼭 확인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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