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때문에 심근경색 쓰러지고도 44%는 여전히 흡연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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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심장마비 증상이 5분 이상 지속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중앙포토]

급성 심장마비 증상이 5분 이상 지속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중앙포토]

흡연은 심장과 심장 혈관을 망가뜨린다. 이로 인해 심장병이 생긴다.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흔히들 심장마비라고 한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에도 절반가량의 환자가 계속 담배를 피운다. 수술이나 시술받고 입원 치료받는 동안 흡연을 중단했다가 퇴원 후 다시 피운다.

분당서울대병원, 심근경색 전후 행태 변화 추적

심혈관질환은 한국인 사망 원인인 2위로, 매우 치명적인 병이다. 이런 아찔한 경험을 한 뒤에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이 절반가량 된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백남종 교수,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 연구팀이 건강보험공단의 진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심근경색이 와서 관상동맥 시술을 받거나 가슴을 열고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 1만 3452명의 수술(시술 포함) 전후 건강 행태 변화를 추적했다.

심근경색 전후 흡연과 활동량 변화

심근경색 전후 흡연과 활동량 변화

발병 전 흡연자는 4180명이다. 이 중 44%(1856명)가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 신체 활동이 부족한 환자는 9747명인데 이 중 89%(8,672명)가 여전히 활동이 부족하다. 발병 전 활동적이던 3705명 중 37.2%(1379명)는 비활동적으로 변했다.

심근경색 환자가 담배를 계속 피우면 얼마나 위험할까. 발병 이후 약 4년의 사망 현황을 분석했더니 발병 전후 흡연하는 그룹의 사망 위험이 발병 전후 금연 그룹의 1.6배에 달했다. 발병 전 금연하다 발병 후 흡연을 시작한 그룹은 1.8배였다.

활동량과 상관관계를 따졌다. 발병 전후에 충분할 활동량을 유지하는 그룹은 사망 위험이 37% 감소했다. 발병 전 비활동적이던 환자가 발병 후 활동량을 늘리면 32% 줄었다. 활동량을 늘린 그룹은 심근경색 치료를 다시 받는 재개통술 시행률(재치료율)이 약 24% 감소했다.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은 돌연사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다.[중앙포토]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은 돌연사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다.[중앙포토]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는 “심근경색 치료 이후에도 담배를 멀리하고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 교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치료를 병행해서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인자를 줄이는 심장 재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본 순환기학회 학회지 'Circulation Journal'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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