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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다리 붕괴, 차량 100m 아래로 추락 …최소 35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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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제노바 인근 교량이 붕괴해 수십명이 숨졌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 인근 교량이 붕괴해 수십명이 숨졌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고속도로 교량이 붕괴해 해당 구간을 지나던 차량들이 100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리 잔해에서 인명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구조 당국 관계자가 현지 언론에 밝혔다.

제노바 인근 1967년 개통 최초 사장교 무너져 #"차량 10여 대 떨어졌는데 세상 종말 장면 같아" #산과 바다 연결 도로라 휴가철 교통량 많아 #

 14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도시 제노바 인근 A10 고속도로의 모란디 다리 약 200m 구간이 무너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폭풍우 속에 다리가 붕괴하면서 해당 구간을 지나던 차량과 트럭들이 함께 떨어졌다고 구조 관계자가 AFP 통신에 말했다. 지역 구조대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에는 붕괴한 다리 부분 바로 앞에 가까스로 멈춰선 트럭이 보인다.

철로 위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철로 위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현지 통신사는 구조 관계자가 “최소 35명이 숨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상자가 병원으로 옮겨진 가운데 잔해에 더 많은 사람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67년 개통한 이 다리는 탑에 교량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사장교다. 이탈리아에서 해당 방식의 다리로는 최초였다. 다리 아래에 하천이 흐르고 있고 철로가 깔려 있다.

 해당 다리는 2016년 보강공사를 했지만 2년 만에 대형 사고가 나면서 부실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다닐로 토니넬리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 "받아들일 수 없는 참사"라며 인재로 확인되면 누구라도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 구간의 영업권을 지닌 회사 측이 2000만 유로 규모의 안전 진단 사업을 발주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고 순간 다리에 있다가 목숨을 건진 한 목격자는 현지 방송에 “차량 10여대가 떨어졌는데, 세상에 종말이 온 것 같은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버스 운전자 알베르토 레카리는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로 사람들이 우리 차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봤는데 끔찍했다"고 말했다.

무너진 다리 앞에서 구사일생으로 멈춰선 트럭 [EPA=연합뉴스]

무너진 다리 앞에서 구사일생으로 멈춰선 트럭 [EPA=연합뉴스]

 제노바는 이탈리아의 산악 지역과 바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지형이 거칠어 도시와 주변 지역이 긴 도로와 터널로 연결돼 있다. 사고가 난 도로 역시 이탈리아와 프랑스 및 휴양지를 연결하는 지점이어서, 휴가철을 맞아 산이나 해변으로 가는 교통량이 많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현지 ANSA 통신은 당국이 다리의 구조적 결함이 참사의 원인일 수 있다고 판단 중이라고 보도했다. 잔해 속에서 수 명이 생존한 채로 구조됐는데, 현재 상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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