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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호 16강 가려면… 1승 1무 1패면 안심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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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의 당면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한국이 2002년처럼 쉽사리 1라운드를 통과하리라고 보는 축구 전문가는 거의 없다. G조에는 4년간 50여 차례의 A매치에서 단 세 번밖에 지지 않은 프랑스, 터키와의 월드컵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14경기 무패를 이어간 스위스, 아프리카 예선 1위의 토고가 버티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승점 5점을 따면 16강에 확실히 간다. 4점은 확실하지 않다. 이 때문에 모든 경기가 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소 1승2무라는 얘기다. 아드보카트의 16강 전략은 무엇인가.

◆ 토고에는 공격=전문가들은 토고가 3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하고, 골 득실까지 따질 경우를 대비해 다득점으로 이길 필요가 있다.

공격 성향이 강한 윙포워드인 박주영(서울).이천수(울산)가 순발력이 느리고 위치 선정이 부정확한 토고의 좌우 윙백을 흔들어야 한다. 박지성(맨U) 역시 특유의 활발함으로 토고의 가운데를 휘저으면 골 찬스는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중원의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김남일(수원)은 빠른 전진패스로 조재진(시미즈)이나 안정환(뒤스부르크) 등 공격수들의 슛 찬스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공격적인 윙백 이영표(토트넘)와 조원희(수원)도 부지런히 공격에 가담하고, 프리킥 능력을 가진 김진규(이와타)의 중앙수비수 기용도 예상된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이동국이 부상으로 빠져 아쉽지만 공격 위주의 경기에서 거의 대부분 선수가 득점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큰 강점이다.

아프리카 팀들이 그간 월드컵에서 '개막전 돌풍'을 일으킨 것을 생각한다면 경기 시작부터 중원에서의 강력한 압박으로 '리듬을 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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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는 수비=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를 "(한국이) 이기기 어려운 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점 5점을 위해서는 최소한 비겨야 할 상대다. 아드보카트는 "단 한 골이라도 상대보다 많이 넣으면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가 골을 넣지 않게 봉쇄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는 게 상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프랑스 포백과 파트릭 비에이라(유벤투스).클로드 마켈렐레(첼시) 등이 정상 수비를 펼친다면 한국이 2골 이상을 넣기는 역부족이다. 한국은 수비 위주로 경기를 펼치다가 한두 번의 전진 패스로 역습을 노릴 것이다.

프랑스전에서는 수비 조직력이 가장 큰 시험대에 오른다. 포백을 기본으로 미드필더 또는 윙포워드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식스백이 가동될 것이다. 상대 투톱인 티에리 앙리(아스널)와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를 대인방어하는 스리백(또는 파이브백)을 쓸 수도 있다. 앙리(1m88cm)와 트레제게(1m90cm)는 키와 스피드.슈팅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어 1대1로 막기에는 벅찬 선수다. 결국 남은 한 달 동안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최소한 무승부'의 관건이다.

◆ 스위스와는 중원 싸움=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와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확신했다. 4년 전과 같이 1승1무로 3차전을 맞이한다면 비교적 부담 없이 스위스를 상대할 수 있다.

스위스의 4-4-2 포메이션은 한국 공격의 장기인 측면 공략이 쉽지 않은 포메이션이다. 또 스위스 수비수들은 장신이다. 따라서 측면에서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보다는 중원에서 유기적인 패스게임을 펼치다 빈 공간이 생기면 스피드를 이용해 찔러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격과 수비의 간격을 줄이고 전원이 중원에서의 볼 싸움에 적극 가담한 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박지성처럼 짧은 패스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헤집어 놓을 필요가 있다. 미드필드 싸움이 관건이다. 지난해 네덜란드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대회에서 스위스에 1-2로 진 후 박성화 당시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스위스의 패스 게임에 말렸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장신 수비수들이 순발력이 떨어져 안정환.이천수 등이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뒷공간을 열어젖히는 것이 가능하다.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심한 골키퍼 파스칼 주베르뷜러(바젤)를 겨냥해 프리킥을 가다듬는 것도 한국팀의 숙제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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