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어머니에게 조재현이 무릎꿇고 한 변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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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기덕, 배우 조재현이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가 진행된 CGV왕십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뫼비우스'는 남편의 외도에 대한 복수로 아내가 아들에게 상처를 주자 남편은 아들과 슬프게 살아가지만 아내가 돌아오면서 더 무서운 파멸을 부르는 드라마다. [일간스포츠]

감독 김기덕, 배우 조재현이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가 진행된 CGV왕십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뫼비우스'는 남편의 외도에 대한 복수로 아내가 아들에게 상처를 주자 남편은 아들과 슬프게 살아가지만 아내가 돌아오면서 더 무서운 파멸을 부르는 드라마다. [일간스포츠]

배우 조재현이 재일교포 여배우를 성폭행했다는 증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7일 방송된 MBC 'PD 수첩''거장의 민낯, 그 후'편에 출연한 조재현의 변호사는 성폭행 의혹에 대해 "(조재현씨가) 그런 관계 자체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며 "본인 자체가 그런 걸 싫어한다고 얘기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월 PD수첩은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배우 조재현과 영화감독 김기덕이 촬영장에서 여배우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하고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증언을 방송했다. 이후 조재현과 김기덕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수사는 경찰에서 진척되지 않았다. 경찰 측은 "피해 내용이 공소시효가 지났다. 공소권이 없는 사안에서 조사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PD수첩은 이날 '거장의 민낯, 그 후' 편을 통해 추가 폭로에 나섰다.

방송애서 재일교포 여배우 F씨는 2000년대 초반 조재현에게 촬영장 화장실에 갇힌 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F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조재현이 '3개월쯤 연기를 가르쳐 줄 테니 따라오라'며 손을 잡고 아무도 안쓰는 화장실로 데려가 문을 잠그고 키스를 했다. '왜 그러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제 입을 막고 자기가 바지를 벗었다"고 말했다.

F씨의 어머니도 증언에 동참했다. F씨 어머니는 사건 당시 조재현을 만났다며  "조재현이 무릎을 꿇고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용서해달라고 하더라"며 "자기 부인이 정신병원에 다닌다, (A씨가)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개방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F씨 어머니에 따르면 조재현은 사건 당시에는 '상대가 개방적인 사람인 줄 알았다'는 핑계를 대며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조재현의 변호사는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조재현씨는 오히려 돈을 뜯겼다고 한다"며 "성폭행도 전혀 없었고 화장실이 왜 나왔는지 저희는 이해를 못하고 있다. 본인 자체가 그런 걸 싫어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기덕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여배우들과 촬영 스태프들은 김기덕이 쉴 새 없이 잠자리를 요구했고, 촬영장에서 늘 몸싸움을 해야 했기 때문에 무섭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결국엔 성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김기덕은 의혹을 제기한 여배우들에게 도리어 소송을 걸었다. 김기덕은 PD수첩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면서 "방송에 나온 만큼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엇을 방송하던 생각대로 의도대로 하면 되고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르면 소송을 추가로 해서 법적으로 밝히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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