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고스 CIA 국장 전격 경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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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5일 백악관에서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 국장(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터 고스 중앙정보국 국장(가운데)의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백악관 AP=뉴시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5일 포터 고스(67)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전격 경질했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고스 국장을 배석시킨 가운데 그의 사임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고스 국장이 CIA를 잘 이끌었고,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했으나 그를 왜 물러나게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고스 국장의 후임엔 공군 대장 출신인 마이클 헤이든(61)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이 내정됐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이 6일 보도했다.

◆고스는 왜 물러났나=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하원 정보위원장 출신인 고스를 CIA 국장으로 임명한 지 몇 달 안 된 시점부터 그를 못 미더워했다"고 보도했다. 고스는 CIA가 DNI의 통제를 받는 하위 정보 기관으로 전락한 데 대해 불만이 컸다고 한다.

게다가 예일대 재학 시절부터 친구인 네그로폰테가 DNI 책임자가 되고 난 뒤 CIA와 DNI 사이엔 긴장관계가 형성됐다.

또 네그로폰테가 CIA 소속 테러 분석관들을 신설된 국가 대(對)테러센터로 배치하자 고스가 "CIA를 약화시키려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는 등 두 사람이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은 고스를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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