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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알레르기 비염 한방은 어떻게 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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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알레르기 환자에게 봄은 잔인한 계절이다. 황사에 이어 꽃가루가 코를 괴롭히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비염을 악화시킨다.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히 코 훌쩍거림이 아니다. 코가 막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정신집중이 안 돼 성적이 떨어진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성장에 지장을 받고,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걸린다. 알레르기 비염을 한방으로 치료해보면 어떨까.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알레르기 비염의 정체와 치료를 소개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숙면은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장호르몬이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 깊은 잠을 잘 때 쏟아져 나오기 때문. 하지만 비염이 있으면 호흡이 불편하고, 그 결과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6월 초 일본에서 개최되는 동양의학회에서 병원을 찾은 저성장 어린이 112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다. 자료에 따르면 저성장 어린이 중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78명(69.7%)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축농증이 24명(21.4%), 아토피 피부염 10명(9%) 순. 저성장의 기준은 또래보다 10㎝ 이상 작은 키로 대상자는 병원을 찾은 환자의 50%에 이르렀다.

코막힘은 뇌에 산소 공급을 방해해 학습장애도 초래한다. 김 원장은 "코막힘은 집중력.기억력 감퇴로 이어지고, 입으로 호흡을 하면서 입안이 건조해져 충치 발생, 성격 변화 등 여러 가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 본 알레르기 비염=한의학에서 알레르기 비염은 비구.분체.비색 등으로 표현된다. 경희대 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김윤범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호흡기의 기능 저하와 양의 기운 부족으로 생긴다"며 "폐기능이 저하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잘 감염돼 코에 염증이 생기고, 부족한 양기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만성화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체질과도 관련이 있다. 사상체질별로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태음인 70%, 소양인 20%, 소음인 10% 순. 코비한의원 이판제 원장은 "태음인에 비염이 많은 것은 폐기능이 약하고(간대폐소.肝大肺小), 몸이 냉하기 때문"이라며 "몸에 쌓인 수독이 외부로부터 항원 물질이 들어오면 재채기와 콧물로 배출된다"고 말했다.

◆한방의 알레르기 비염 치료=치료 목적은 두 가지다. 증상을 없애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이고, 면역력을 증강시켜 급성 증상의 발생빈도를 낮추는 것.

대표적인 처방이 소청룡탕이다. 마황.백작약.오미자 등 8가지 한약재가 동원된다. 마황은 항알레르기 작용을, 작약은 소염.이뇨 작용, 오미자는 기침과 체력 증강 효과가 있다.

김남선 원장은 여기에 소건중탕을 추천했다. 계지.감초.생강.대추 등이 쓰이는데 항균.소염 작용과 함께 세포 에너지 대사를 원활하게 한다는 것. 김 원장은 "소청룡탕에 쓰이는 마황은 콧물.코막힘을 없애주는 탁월한 약이지만 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자율신경을 흥분시키므로 약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방 치료의 장점은 개인 맞춤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김 교수는 "같은 알레르기 비염이라도 재채기.콧물.코막힘.가려움증 등 증상의 경중에 따라 치료방법을 택하고, 나이.성별.체질 등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한약을 중심으로 침과 뜸.아로마요법을 활용한다.

조기 치료가 늦으면 치료도 어려워진다. 코비한의원이 비염환자 506명을 조사한 결과 증상을 자각하고 진료를 받기까지 1년 이상 방치한 사람이 45%나 됐다. 이 원장은 "비염을 오래 방치하면 축농증.중이염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민간요법은

·강판에 간 무즙에 두 줌 정도의 생강을 갈아 섞는다. 여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 식기 전에 마시고 따뜻하게 잠자리에 든다. 땀을 내고, 이뇨작용을 촉진한다.

·수세미 2개 정도를 주전자에 약한 불로 3~4시간 끊여 약간 미지근한 상태로 수시 복용한다.

·생리식염수 10㏄를 주사기로 코 안에 방울방울 넣는다. 한쪽씩 반복 주입하면 비강 내 염증상태가 개선된다.

비염의 마사지 요법

·코 옆 좌우 외측에서 내려가는 두 가닥 홈 위에는 대장경이라는 영향혈이 있다. 코가 막혔을 때 쓰이는 침자리로 이곳을 자주 눌러 준다.

·콧잔등 양쪽을 아래에서 위로, 엄지와 검지로 쓸어 올려 준다.

자료: 경희대한방병원 김윤범 교수

소청룡탕은

·마황(6g): 항알레르기 작용, 콧물.기침 완화

·백작약(6g): 소염.이뇨.긴장 완화

·오미자(6g): 기침 치료.체력 증강

·반하(6g): 수분을 장으로 유도, 재채기.콧물.기침 치료

·감초(6g): 약효 조화, 항히스타민 효과

·건강(4g): 말린 생강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장 보호

·세신(4g): 진통.소염효과.코막힘과 기침 완화

·계지(4g): 계수나무 껍데기. 혈관 확장.항알레르기 발한·해열

자료: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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