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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치밀한 밑그림

중앙일보

입력

<통합예선 결승> ●황윈쑹 6단 ○신민준 8단

8보(113~130)=상대의 실수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신민준 8단은 선수를 잡아 자신의 입맛대로 판을 짜기 시작했다. 114로 붙여 120까지 수순으로, 중앙의 빈틈을 꼼꼼하게 마감질한다. 백은 다음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치밀하게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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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백이 114로 붙일 때 흑은 115로 찌르고 117로 막아두는 게 정수. '참고도1'에서 보듯 흑1로 단순하게 그냥 젖히면 백4로 '패'를 만들면서 버티는 수가 있다. 흑이 그다음을 응수하기 난감하다.

참고도1

참고도1

중앙에서 먼 길을 돌아오며 백은 마음속으로 어떤 작전을 그리고 있는 걸까. 우리는 124에서 대충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참고도2' 백1로 한 칸 뛰어나가는 게 일반적인 선택이다.

실전은 124로 날일자 뛰었는데, 이는 흑이 뚫고 나오길 유도하는 수다. 백은 돌들이 복잡하게 부딪히고 엉키도록 판을 짜고 있다. 일부러 난전을 만들려는 이유는 모두 팻감 때문이다. 백은 우상 패를 결행하기 위해 팻감 공장이 필요했다.

참고도2

참고도2

흑은 백이 파놓은 길을 걸어가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백이 의도한 대로 흑이 129로 끊어오자, 백은 숨도 쉬지 않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130으로 재깍 패를 결행한다. 이제부터는 우상 패싸움에 두 선수의 전력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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