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웅주의자」대「운동권 대부」집권구상 일환 확신「계속 파헤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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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평회 폭로한 박석무 의원>
80년 언론통폐합의 주역이 밝혀진 22일의 국회 문공위감사는 「언론대학살」의 실체를 파헤치는 본격 출발이라는 것이 국회문공위의 시각이다.
「태평회」란 존재를 폭로, 문공위의 언론통폐합 실상추적의 열기를 고조시켰던 박석무 의원(평민) 은『만족할 수 없다. 그러나 진상에 접근하는 중요한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자평하고, 허문도씨(당시 중정 비서실장→청와대 정무비서관) 의「시나리오의 단독완성」이라는 주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있다.
그는 『통폐합이란 사상 유례없는 대사를 현직언론계를 떠난 8년 언론경력의 허씨 혼자 입안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따라서 허씨가 즐겨 쓰는 표현인 「난세」를 다스리는 충격요법의 하나로 통폐합의 절묘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을지 몰라도, 통폐합의 구체적 실천 안을 마련하는데 현직언론인과 상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폐합의 실제이유와 이것이 5·17세력의 집권과정과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추적도 진상접근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전씨가 허씨의 통폐합안을 3차례나 기각했다고 하는데 통폐합에 대한 전씨의입장과 통치권획득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하는 것도 11월초에 있을 청문회에서 추적대상』이라고 말하고 『사이비언론퇴치, 재벌과 언론분리라는 것은 하나의 명분이며 5·17세력의 집권구상의 중요한 몫이 통폐합이라는 「알려진 사실」을 어떻게든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위증이라고 못박은 박 의원은『허씨가 말하는「혁명적 상황」은 주관적 판단에 불과하며 통폐합은 명백히 위법행위』라고 지적하고, 이광표 당시 문공장관이 시인한「통폐합은 자율이 아니었다」는 대목을 발판으로 「통폐합무효·책임자 문책」쪽으로 보다 강하게 몰아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언론인 대량해직사태에 대해선 지난번 증인신문이 크게 미흡했음을 감안, 해직자 명단 작성·집행경위를 소상히 밝히겠다고 결의에 차 있다.
초선의원으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박 의원은 재야인사가 정치판에 대거 들어갈 때인 지난2월 평민당에 입당, 전남무안에서 당선됐다.
6·3세대인 그는 전남대 법대재학중 반정부시위로 2차례 구속된 경력이 있는 「호남운동권의 대부격」.
70년대 후반 교사 (영어) 생활을 하다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징역2년을 선고받았고 85년 복권됐다. 호남민주교사협의회 대표, 5·18기념사업추진회 사무차장 등「화려한 재야경력」을 갖고있다. 「민중교사」 출신이 그의 마지막 이력이다. <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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