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엿보기 몰카 이젠 끝 … KT, 네트워크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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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4일 간담회에서 KT의 블록체인 기술을 소개하는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TF장. [사진 KT]

24일 간담회에서 KT의 블록체인 기술을 소개하는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TF장. [사진 KT]

이르면 내년 초부터 해킹 걱정없이 웹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공장을 운영하다가 남은 전력을 다른 공장에 자동으로 팔아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내년부터 웹캠 해킹 차단 서비스

통신망에 블록체인이 본격 적용되면 실현 가능한 서비스들이다. KT는 24일 “상용 통신망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이란 네트워크에서 거래 참여자들이 데이터를 암호화해 블록 단위의 분산된 원장에 보관하는 기술로 보안성이 뛰어나다.

블록체인 기술은 현재 다방면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시범 서비스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적용 범위도 제한적이었다. KT가 보유한 초고속 네트워크 망에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되면 적용 범위가 크게 넓어진다. KT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개인정보 해킹 방지(내년 초) ▶실시간 로밍 비용 정산(한·중·일은 이미 시범운영 중) ▶감염병 확산방지(상용화 시점 미정) ▶소규모 전력 중개 및 감축용량 거래(내년 초) 등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IP(인터넷 주소) 기반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니 데이터 이동 경로를 파악한 해킹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가정의 웹캠을 해킹해 얻은 동영상이 불법 사이트에 유통되는 등 개인 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네트워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인터넷에 접속함과 동시에 아이디(ID, 사용자 이름)를 통한 본인 인증이 가능해져 해킹이 원천 차단된다. 해외의 통신사와 고객의 로밍 정보를 검증해 실시간으로 로밍 비용을 정산할 수도 있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감염병 확산도 방지할 수 있다. 휴대전화 사용 기록 등을 통해 입국 경로 확인이 가능해진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KT는 내년 초에 ‘소규모 전력 중개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실시간으로 발전량을 수집하고 수집한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저장해 언제든지 이용대금을 정산하는 게 가능해진다. 올 하반기에 개발 예정인 ‘감축 용량 거래 시스템’은 기업이 남는 전기를 실시간 자동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술이다. KT는 EV(전기차) 충전 등 다양한 스마트 에너지 상용 서비스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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