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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바닷물도 뜨거워…이삿짐 나르다 쓰러진 사망자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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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가 발생한 남해안의 2012년 모습 [중앙포토]

적조가 발생한 남해안의 2012년 모습 [중앙포토]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열흘 넘게 이어지자 남해 연안 수온이 오르고 있다.

남해안 수온 2~5도 올라 대부분 26도 넘어 #24일 적조 주의보 발령…양식장 피해 비상

24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폭염 특보 내려진 이후 남해 연안 수온이 2~5도 상승했다. 지난 23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경남 통영 연안은 26.6~27.8도로 12일의 22.2~23.0도보다 올랐다. 지난해 이맘 때 바다 온도는 21.0~24.0도였다. 이날 경남 남해 연안은 26.2도, 전남 해남 연안은 26.4도를 기록해 남해 연안 대부분이 26도를 넘었다.

부산신항이 있는 가덕도 인근 해역에 적조 주의보가 발령된 모습. [중앙포토]

부산신항이 있는 가덕도 인근 해역에 적조 주의보가 발령된 모습. [중앙포토]

국립수산과학원은 24일 오전 10시 전남 고흥군~경남 남해군 해역에 적조 주의보를 발령했다. 적조 주의보는 원인 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당 100개체 이상일 때 내려진다. 이날 전남 여수시 개도∼돌산도와 경남 남해군 남서 측 해역에서 잰 코클로디니움 밀도는 최고 ㎖당 761이었다.

수산과학원은 “올해 이른 장마가 끝난 뒤 급격한 일조량 증가에 따른 수온 상승, 경쟁생물인 규조류의 급격한 감소로 적조생물 증가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돼 예년보다 일찍 적조 주의보가 발령됐다”고 설명했다.

역대 첫 적조 주의보 발령일을 보면 2012년 7월 27일, 2013년 7월 17일, 2014년 7월 31일, 2015년 8월 5일, 2016년은 8월 17일이었다. 지난해는 적조 발생이 없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적조 발생해역 주변 양식장에서는 먹이 공급을 중단하고, 산소발생기를 가동해 피해 예방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수산과학원은 이번 주 중에 바다 수온이 28도 이상이면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하고 물고기 폐사 등 양식장 피해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폭염

폭염

잇따른 폭염으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6시 부산에서 80대 여성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A씨(83)은 이날 정오쯤 미용실을 간다며 집을 나섰지만 6시간 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수영강변 산책로 나무 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는 병원에서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같은 날 부산 동래구에 사는 B씨(42)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B씨 체온은 41.3도였다. B씨는 폭염 속에서 이삿짐을 나르고 귀가해 쉬다가 쓰러진 것으로 경찰 조사 확인됐다.

폭염은 열대야로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부산은 지난 17일 이후 7일 연속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당분간 비 소식 없이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열사병과 탈진 같은 온열 질환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열대야를 피해 밖으로 나온 시민들. [중앙포토]

열대야를 피해 밖으로 나온 시민들. [중앙포토]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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