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대규모 시위가 숙원사업 살렸다

미주중앙

입력

'웨슨측 무성의' 본지 지적에
예산 만료일 연장해 기사회생
"한인들의 분노 실감한 듯"
한인회 "성사에 사력다할 것"

LA한인사회의 대대적인 시위가 위력을 발한 것일까. 다 죽어가던 한인사회 숙원사업인 올림픽 게이트웨이와 마당 프로젝트가 기사회생했다.

허브 웨슨 LA시의장 사무실측이 예산 지급 만료일을 연장시켰다고 밝히면서 두 프로젝트가 극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당초 게이트웨이와 마당(조감도) 설계 및 건축을 감독하는 비영리단체 LA네이버후드 이니셔티브(LANI)에 따르면 프로젝트 예산 지급 만료일은 지난 6월30일이었다.

<본지 6월30일 A-1면>

LANI는 최근 웨슨 시의장 사무실로부터 계약 만료일 연장 통보를 받았다면서 "시의장 사무실에서 두 프로젝트를 완성하고자 하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expressed its commitment)"라고 환영했다.

10년 전에 추진됐던 두 프로젝트는 그동안 한인사회와 웨슨 시의장의 무관심 속에 그대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한인사회가 노숙자 셸터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구획안 이슈로 뭉쳐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의장 측이 올림픽/마당을 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원한 LA시 관계자는 "특히 방글라데시 구획안 선거 때 98.5%의 압도적인 득표율이 나온 것을 보고 LA시청이 충격에 휩싸인 상태"라며 "주민의회 투표 역사상 그런 득표율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웨슨 시의장도 적지 않게 놀랐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올림픽/마당은 웨슨 시의장 안중에도 없었다"며 "타운 숙원사업은 뒷전으로 미루고 논란 많은 노숙자 셸터 설치를 강행하는 모습에 분노를 느끼는 이가 많은 것을 시의장도 알고 있었다. 본지 6월18일 A-1면> 그래서 웨슨이 부랴부랴 프로젝트를 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사회생'이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예산 문제에 직면했다. LANI의 애나 아포스톨로스 매니저는 "그동안 예산 배정은 물론, 설계에서 너무나 많은 차질을 겪어왔다"라며 "예산 차질로 재설계 과정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다울정 옆에 한인타운을 상징하는 아치형 LED 게이트를 세우는 프로젝트인 올림픽의 경우, 결국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LANI 측은 교통 통제 등을 위한 예산이 20만 달러를 상회해 프로젝트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마당은 LA통합교육구(LAUSD)와의 마찰로 인해 디자인이 전면 수정됐다. 부지 소유권 일부가 LAUSD 측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웨슨 시의장 사무실은 "현재 두 프로젝트에 대한 초기 단계(Phase 1)는 마쳤고, 두 번째 단계(Phase 2)에 돌입했다"고 본지에 알렸으나 예산 축소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웨슨 측은 두 프로젝트 예산이 "150만 달러 배정됐다"고 밝혀 예산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당초 한인사회가 약속받은 예산총액은 266만 달러다. 116만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마당은 142만 달러 예산을 들여 노먼디 애비뉴 선상 올림픽 불러바드에서 샌마리노 스트리트까지의 한 블록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며 올림픽에는 124만 달러가 책정 됐다.

한편, LA한인회는 2018년 후반기에 올림픽/마당 성사를 위해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프로젝트를 살린 게 천만다행"이라며 "그동안 책임지겠다는 한인단체가 없었던 게 문제다. 앞으로 한인회가 올림픽/마당 성사를 위해 사력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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