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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사망에 혼란스러운 특검···향후 방향은 김경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숨지면서 특검팀의 수사가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지난주부터 본격화한 ‘정치권 수사’의 핵심 중 한 명이 노 원내대표였기 때문이다.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가 23일 정의당 노회찬 의원 투신사망 관련 브리핑을 위해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브리핑룸으로 들어오고 있다. 장진영 기자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가 23일 정의당 노회찬 의원 투신사망 관련 브리핑을 위해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브리핑룸으로 들어오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18일 '드루킹' 김동원씨 측 도모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특검팀은 이들이 건넨 돈의 출처를 밝히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도 변호사 등을 재소환한 후 이르면 다음 주쯤 노 원내대표를 불러 조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노회찬 관련 사건 등 원점서 재검토 할 듯 #특검 “노회찬 사건이 수사 본류 아니었다” #김경수 지사 본격 겨냥할 것이란 전망도

노 원내대표와 경기고 동창인 도 변호사는 2016년 3월 드루킹과 함께 노 원내대표에게 5000만원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불법자금 전달자로 지목된 도 변호사의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되면서 노 원내대표에 대한 조사 일정이 미뤄졌다. 그러는 사이 노 원내대표가 2013년 무렵 드루킹 측으로부터 강연료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돼 특검이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검팀은 그간 모아온 관련 물증과 광범위한 진술을 종합해 노 원내대표를 소환한 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할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노 원내대표의 사망으로 특검 수사의 방향과 성격은 급격한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노 원내대표의 금품 수수 의혹을 밝히기 위해 그의 측근들을 조사하는 것 자체의 의미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특검의 인지 사건으로 띄운 ‘노회찬 수사’가 목표를 잃어버리면서 동력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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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선 드루킹 일당의 정치인 관련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놓고 원점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 원내대표 사망으로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특검은 우려하고 있다.
특검팀은 "노 원내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노 원내대표 사망이 수사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도 특검을 곤혹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10월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장에서 질의하고 있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장에서 질의하고 있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앞으로 특검의 수사 방향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겨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 관계자는 “노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의 본류가 아니었다. 본류는 따로 있다”고 말했다. 수사 본류는 김 지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드루킹 김씨는 옥중 편지를 통해 2016년 9~10월 김 지사가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았을 때 불법 댓글조작 프로그램(일명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드루킹 측이 김 지사(당시 의원시절)에게 27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는 의혹과 시연 당시 김 지사가 수고비 조로 드루킹에 1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김 지사는 이 역시도 “몰랐다”거나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49)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이는 지난 19일에 이은 두 번째 소환이다.

현일훈ㆍ박태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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