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남측에 ‘종전선언’ 촉구 “수수방관하고 생색만 내선 안 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매체가 종전선언 관련 남한 정부도 수수방관하면 안 된다고 압박했다.

대남 대외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종전선언 문제,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최근 입장을 바꿔 종전선언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판문점 선언의 조항을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남조선 당국도 종전선언 문제를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남조선에서는 북과 남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선언을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을 따라 높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도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종전선언은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사활적인 문제라면서 시행을 위해 당사국들이 책임 있는 노력을 강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측은 조선반도에서 비정상적인 정전상태를 종식하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북남관계의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외 선전용 매체 ‘메아리’도 이날 ‘남조선 당국은 종전선언 채택을 위해 할 바를 다해야 한다’는 글을 통해 “남조선 당국도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미국이 조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배치되게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오며 종전선언채택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남조선당국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종전선언을 거부한다고 하여 남조선 당국이 이 문제를 수수방관하든가, 노력하는 듯한 생색이나 낸다면 조선반도의 평화는 언제 가도 찾아오지 않을 것이며 역사적인 판문점 수뇌 상봉의 의의도 빛을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대외용 매체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는 것은 종전선언에 미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불만을 남측 정부에 표시하면서 이에 적극 나서달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7월 6∼7일) ·지난 7일 “(미국 측이)정세 악화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문제인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하여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며 미국의 북·미고위급회담 태도에 유감을 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