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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무더위 속 미세먼지까지 ‘매우 나쁨’인 동네는 어디

중앙일보

입력

여름철 울산·부산 미세먼지 높은 이유

올해 초 미세먼지에 뒤덮인 울산 도심. [연합뉴스]

올해 초 미세먼지에 뒤덮인 울산 도심. [연합뉴스]

무더위 속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부산으로 나타났다. 11일부터 폭염 경보가 이어지는 울산의 초미세먼지(PM 2.5) 수준은 일주일 넘게 ‘나쁨(3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울산 울주군 화산리 대기질측정소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최고 농도는 201㎍/㎥(매우 나쁨), 초미세먼지 최고 농도는 132㎍/㎥(매우 나쁨)이었다. 12일 폭염 경보가 시작된 부산 역시 17일부터 초미세먼지 ‘나쁨’ 상태다. 미세먼지(PM 10) 농도는 13일부터, 초미세먼지 농도는 12일부터 울산·부산이 차례로 1·2위를 기록했다.

여름은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계절이다. 지난해 7월 시도별 평균 대기오염도를 보면 울산이 미세먼지 41㎍/㎥, 초미세먼지 27㎍/㎥로 모두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 역시 수위권에 들었다. 바닷가에 있는 울산·부산에서 이맘때 유독 미세먼지가 심한 이유가 뭘까.

지난 13~20일 시도별 미세먼지(PM 10) 농도. 단위: ㎍/㎥ [사진 에어코리아 캡쳐]

지난 13~20일 시도별 미세먼지(PM 10) 농도. 단위: ㎍/㎥ [사진 에어코리아 캡쳐]

대기 정체, 공업 단지 밀집 등 원인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에 따르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것은 대기 정체, 2차 생성, 지역 오염물질 배출이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과학원은 지난 10~19일 울산·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PM 2.5)의 원인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 기간 울산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PM 2.5)의 평균 농도는 43㎍/㎥로 다른 지역보다 10~30㎍/㎥ 높았다.

과학원은 13~19일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해륙풍 등이 나타나 영남 남동부 지역에 대기 정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륙풍은 기압 차 때문에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밤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을 말한다. 이 때문에 육지에서 바다로 간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다시 육지로 돌아올 때 그 농도가 낮아지지 않는다.

지난 일주일 시도별 초미세먼지(PM 2.5) 농도. 부산과 울산이 가장 높다. [에어코리아 캡쳐]

지난 일주일 시도별 초미세먼지(PM 2.5) 농도. 부산과 울산이 가장 높다. [에어코리아 캡쳐]

당분간 고농도 미세먼지 지속

또 같은 기간 태양광선과 고온에 따른 광화학반응으로 2차 미세먼지 생성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2차 생성은 특정 물질이 대기에서 화학작용으로 미세먼지가 되는 것을 말한다. 울산·부산 지역에 공업 시설이 많은 것 역시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화학회사와 석유 정제품 회사가 몰려 있다. 남구 석유화학단지, 온산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울산의 아황산가스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은 전국 1·2위다. 이 물질들은 미세먼지를 일으킨다.

울산·부산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심한 현상은 지난 6월 초에도 나타났다. 과학원 측은 넓게는 4~8월, 좁게는 6~8월 이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경남·경북의 해안 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이번 주말 태풍 ‘암필’로 이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겠지만 당분간은 고농도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부는 오는 23일 부산·울산·경남도 등과 회의를 열어 미세먼지 배출사업장 특별점검, 미세먼지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지난 4~7월 미세먼지 배출사업장 42곳을 점검해 관련 사항을 위반한 10곳을 적발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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