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제안] 포항 환경오염 어떻게 풀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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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포항 북부해수욕장. 북구 두호동 주택가와 연결된 하수구 두 곳에서 시커먼 물이 나와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영일만으로 흘러들었다. 퀴퀴한 냄새가 진동했다.

백사장은 나뭇가지.폐선 등으로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 어민 정정치(69)씨는 "생활하수로 영일만이 오염돼 조개.전복 등이 날로 줄어든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읍.면을 제외한 옛 포항 시가지에서 배출되는 하루 15만t의 생활하수 중 53%만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해 바다로 보내고 있다. 남구 해도동.청림동.오천읍.대송면 등 철강공단 일대는 악취와 분진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이주 대책 마련 ▶주민 건강 역학조사▶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약은행(유권자들이 지역개선 정책을 제안하도록 531. joins.com에 중앙일보가 개설한 사이버 은행)에도 환경 분야의 제안이 많이 올라 있다. ID '파다내음'은 "얼마 전 바닷가를 찾았는데 바다가 아니라 쓰레기장이었다"고 성토했다. ID '태임이'는 "공장 오.폐수와 생활하수의 처리가 미숙해 환경이 더러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예비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환경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열린우리당 황기석 예비후보는 "철강공단 주변에 완충녹지를 만들어 대기오염을 완화시키겠다"며 "환경 개선을 위해 동빈내항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승호 예비후보는 "해수욕장에 계도요원을 배치하고, 쓰레기를 주워 오면 기념품을 주는 포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원한 포항을 만들기 위해 자투리땅에 숲 쌈지 공원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민주노동당 김병일 예비후보는 "생활하수와 공장 폐수를 줄이기 위해 민관 환경감시단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녹지를 확대하기 위해 외곽으로 옮겨갈 포항선 철도 땅을 녹지가 어우러진 청소년 테마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무소속 김대성 예비후보는 "폐수 문제가 심각한 지역에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시청의 관련 부서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포항 인근의 지방자치단체와 환경협약을 맺어 공동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소속 박기환 예비후보는 "질소.인 제거시설을 갖춘 하수처리장 등 환경 기초시설을 최대한 확충하겠다"며 "과학적으로 환경을 관리하기 위해 디지털 환경 지리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텍(포항공대) 정종식(화공과) 교수는 "대기오염의 경우 기업체는 분진을 막을 집진기를 추가 설치하는 등 환경 투자를 늘리고, 행정기관은 도로 청소를 자주 해 먼지를 막는 등 민관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포항=송의호.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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