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증언이 국민감정 더 자극할까 걱정(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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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야당 외교성과 감사>
○…노태우 대통령은 14일 김영삼 민주당 총재의 안내로 청와대를 방문한 「이시바시」전 일본사회당위원장과 약 50분간 환담하면서 사회당의 대한 노선변경을 긍정적으로 평가.
노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의 대립관계·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협력하는 동반자관계로 나아가려 하고있다』며 『이번 방한을 계기로 일본사회당이 한국과 교류하고 이해하는데 장애요소가 없어지길 바란다』고 당부.
이에 「이시바시」위원장은 『한국에 와서 한 나의 발언은 개인적인 얘기가 아니라 사회당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다만 당내구조가 복잡해 당론변경에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설명.
노대통령은 김총재에게 『초당외교를 하시느라 수고가 많다』며 『야당지도자로서 직접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고, 김총재는 『이번 「이시바시」위원장의 방한이 북방외교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만나주어 고맙다』고 인사.

<증언 국감 뒤로 보류>
○…민정당의 김윤환 총무는 14일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 증언여부는 당사자들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전제한 뒤 『당으로선 당사자들이 직접 출석하여 증언하는 방법이 아닌 다른 형태로 해명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
한 당직자는 『이씨가 증언대에 서느냐, 안 서느냐는 문제는 국민감정 해소차원에서 검토되고있는 사항인데 증언대에 설 경우 오히려 국민감정을 자극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내에 더 많다』고 소개.
한편 여야간엔 그 동안 막후 접촉을 통해 증언을 듣더라도 국정감사가 아닌 국회 5공 특위에서 하도록 하자는 데 합의를 하고 이 문제를 국정감사 뒤도 보류했다는 후문.

<북한 연방제 문제 많다>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14일 아침 방한중인 「이시바시」전 일본사회당위원장 일행과 호텔 신라에서 조찬을 함께 하면서 『이번 방한으로 일본 사회당은 북한만을 인정한다는 오해를 푸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
김총재는 이어 『소련과 중국이 2개의 한국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고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시바시」전위원장의 견해를 묻자 「이시바시」전위원장은 『북한이 아직도 한 개의 조선이라는 데는 엄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2개의 한국을 인정하는 것이 분단을 영구 고착화시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전제되면 변화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
김총재는 『저들(북한)의 연방제는 단순한 게 아니고 외교권도 갖는 등 현실적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자「이시바시」전위원장은 자기로서는 『남북한의 두가지정책을 어떡하든 합쳐 유엔에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이 없나 생각 중』이라고 대답.

<남북대화에 전기될 것>
○…14일 오전 「이시바시」전 일본사회당위원장의 청와대 방문에 동행했던 김영삼 민주당 총재는 당사로 돌아와 『대통령이 나의 야당외교를 적극지지 한다는 의미로 「이시바시」씨를 만나게된 것이라 말했다』고 전하고 『초청자의 입장에서 「이시바시」씨가 대통령을 못 만나고 가게되면 그것도 곤란한일이라 생각했다』고 피력.
김총재는 이날 「이시바시」씨가 일본 각계각층에서 제일교포 정치범 석방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하자 노대통령이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고 소개.
김총재는 『3년전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대단히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판단,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사회당의 인식전환을 위해 그를 초청하기로 했었다』면서 『이번에 각계지도자와 만나고 한국을 정확히 보고 가는 것은 한일관계·남북대화 등에 큰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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