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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확 바뀔수도" 北여성 1등 신랑감은 '장·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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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젊은 여성이 선호하는 신랑감의 기준이 달라졌다. 북한 미혼 여성들에게 신랑감으로 인기 있던 보위원과 보안원등 사법기관원은 오히려 결혼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소개했다.

선수단 환영하는 고려호텔 직원들 [사진공동취재단]

선수단 환영하는 고려호텔 직원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중국을 방문한 40대 평양 소식통은 “요즘 젊은 여성이 선호하는 신랑감은 시대 흐름에 따라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며 “특히 보위원과 보안원의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때 보위원과 보안원 같은 사법기관원은 1등 신랑감으로 꼽혔다. 그러나 요즘은 기피 대상이다. 선량한 주민을 등쳐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뇌물을 먹고 사는 보위원, 보안원 가운데 멀쩡한 사람을 중범죄자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패가망신시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사람들은 세상이 한순간 확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평양 소식통은 “북한에 ‘장·운·도가 최고 신랑감’이라는 말이 있다”며“‘장’은 장사꾼, ‘운’은 운전수, ‘도’는 도둑놈을 뜻하는 말로 이들 모두 돈 잘 버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보위원이나 보안원이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요즘은 이들도 수입이 신통치 않아 부업으로 농장에서 호미질이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다”며 “요즘 북한의 어머니들은 자기 자식이 보위원이나 보안원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그동안 보위원과 보안원들은 체제 수호를 핑계로 온갖 횡포를 부려 원성을 사 왔다”며 “요즘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면 이들 본인은 물론 그 자식들까지 호되게 앙갚음당할 것이라고 생각해 이들을 기피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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