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의원전원 개폐회식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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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허남진 기자】남북국회회담 5차 준비접촉이 13일 오전 판문점 북한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렸으나 회담형식과 의제문제에 관해 양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오는 11월 17일 제6차 준비접촉을 갖기로 하고 회담을 끝냈다. <관계기사 5면>
이날 접촉에서 우리측 박준규 수석대표는 회담형식에 대한 수정제의를 통해 양측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합동회의 형식으로 남북국회회담 개·폐회식을 갖고 ▲개회식은 준비접촉 후 1개월 내 평양에서, 폐회식은 서울서 열며 ▲적정수로 구성되는 대표회담에서 의제를 논의하고 ▲의제는 ①남북적십자회담·남북경제회담재개 등 인적·물적 교류 ②남북불가침 문제 ③남북 정상회담 개최문제 등 3개로 할 것을 제안했다.
회담형식에 대한 우리측의 구체적 제안내용은 다음과 같다.
◇회담형식문제=남북국회회담은 「개회모임」과 「의제토의를 위한 대표회담」 및 「폐회모임」순으로 진행하며 「개회모임」과 「폐회모임」은 남북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합동회의 형식으로 하고 「의제토의」는 대표회담형식으로 진행하며 「개·폐회모임」은 공동의장제로 진행하되 초청 측의 국회의장이 사회를 맡는다.
▲개회모임=준비 접촉에서 합의한 제반사항을 확인하고 의제토의를 위해 각기 선정한 대표를 소개하며 쌍방 국회의장이 개회연설을 하되 준비접촉 종료 후 1개월내 평양에서 개최한다.
▲의제토의를 위한 대표회담= 상정된 의제를 토의, 쌍방합의에 따라 남북국회회담의제를 포괄하는 공동결의문을 작성한다 ②대표 수는 쌍방이 합의하는 적정수로 하고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회의를 개최한다 ③「개회모임」직후 「의제토의를 위한 제1차 대표회담」을 개최한다.
▲폐회모임=「의제토의를 위한 대표회담」에서 합의된 공동결의문을 확인, 채택하며 「의제토의를 위한 대표회담」이 종료된 후 1개월 이내 서울에서 개최한다.
박수석 대표는 회담형식에 대한 우리측 수정안과 관련,『이는 회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시키면서 동시에 남북관계의 현실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국회회담의 참가자수를 많이 늘리자는 귀측 주장도 반영시킨 형식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고 회담의제에 대해선 『우리가 제의한 세 가지 의제가 내외의 기대와 여망, 남북관계의 현실, 그리고 남북국회회담의 기능에 전적으로 부합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수석 대표는 특히 남북 불가침문제와 관련, 『이 땅의 긴장완화와 전쟁방지, 그리고 평화정착을 바라는 우리 국회의원들이 활기찬 불가침의 필요성과 결의를 내외에 천명하고 쌍방당국에 불가침에 관한 구체적 합의와 철저한 이행을 권고하는 것은 중요한 책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석 대표는 또 『쌍방 최고당국자들이 이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있고 의제에 대해서까지 언급하고 있는 만큼 남북국회는 정상회담이 조속히 성사되어 민족화합과 통일실현에 일대전기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석 대표는 『연석회의방식은 남북관계 현실에 비추어보거나 회담의 효율성과 생산성 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회담형식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하고 『불가침 문제에 관한 내용토의도 본 회담에서 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준비접촉에서 불가침의 내용과 성격까지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도 회담형식을 국회의원 전원 참석의 연석회의에서 참가자수를 대폭 줄여 합동회의형식으로 하고 의제도 불가침선언과 교류 등 두 가지로 하자고 주장하는 등 신축적인 자세를 보여 회담의 진전 가능성도 예상된다.
북한측 전금철 단장은 기본발언을 통해 『국회회담을 국회합동회의로 하되 참가인원수를 대폭 축소해 북측은 최고인민회의 전체 대의원수의 3분의1로, 남측은 의원수의 절반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전단장은 의제와 관련,『올림픽문제가 자동적으로 의제에서 탈락됐기 때문에 ▲불가침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문제 ▲남북간에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시하는 문제 등 두 가지로 하자』고 주장했다.
전단장은 『불가침에 관한 공동선언 발표문제는 불가침선언 채택 건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불가침 권고문제를 따로 독립의제로 설정할 필요는 없다』며 『정상회담문제도 우리가 이미 원칙적 입장을 밝혔고 남측이 이를 양해했기 때문에 더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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