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장 공관 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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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국회의장이 '3.30 부동산대책 관련 법안' 3개 등 4개 법안을 2일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기로 했다. 직권상정키로 한 법안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임대주택법 개정안 등 3.30 부동산 후속 대책 법안과 독도 문제와 관련된 동북아역사재단법 제정안이다.

여야는 김 의장의 직권 상정 방침이 결정되자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밤늦게까지 대치했다. 박희태 국회부의장 등 한나라당 의원 20여 명은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으로 몰려가 의장 설득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고 사무처 직원과 보좌진도 '날치기 반대'라고 쓰인 리본을 가슴에 달고 본회의장 앞에 모였다. 박근혜 대표는 "사학법 재개정을 약속하고 이제 와 (다른 법들만) 직권 상정한다면 정치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도 의원과 보좌진 100여 명이 밤새도록 본회의장 입구를 지켰다. 조일현 열린우리당 원내수석 부대표는 "한나라당의 방해를 물리치고 내일 본회의를 정상대로 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오후 10시가 넘어서며 본회의장 앞 집결 인원은 300명으로 늘었다. 몸싸움도 벌어졌다. 국회의장 공관으로 간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국회의장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정두언.배일도 의원 등이 담을 넘어들어갔다"고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장공관에서 농성했다.

이상언.남궁욱 기자

◆ 직권 상정이란=국회의장이 직권을 이용해 본회의에 안건을 직접 상정하는 것을 말한다. 안건이 상임위에서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의장은 국회법(85조)에 따라 직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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