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비밀 창고’ 안쪽 사무실 보니…의문의 컴퓨터 발견

중앙일보

입력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6일 오후 범행 관련 자료가 숨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 창고를 압수수색했다.

파주 드루킹 창고 압수수색 #창고 안쪽서 컴퓨터 대거 확보 #50평 규모의 컨테이너 창고 #경공모 회원 진술로 발견

중앙일보 취재결과, 비밀 창고 안쪽 사무실에는 컴퓨터가 여러 대 숨겨져 있었다. 검사와 수사관들은 현장에서 컴퓨터 상태 및 내부 데이터 존재 여부 등에 대한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파주시 송촌동 소재 컨테이너 창고 한 동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에는 최득신 특검보의 지휘 아래 16명이 투입됐다.
현장은 165㎡(50평)  규모의 컨테이너 창고로, 최대 4∼5m 선반에 이삿짐 박스 형태의 물건이 다량 보관돼 있었다.

특검팀에 따르면 수사팀은 최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로부터 6월 중순쯤 ‘산채’로 불리는 경공모 사무실에 보관 중이던 물건들이 컨테이너 창고로 옮겨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삿짐센터로부터도 관련 정황을 확인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ㆍ발부받아 이날 집행에 들어갔다.

박 특검보는 “자세한 내용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통해 분석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주말 경공모 핵심 회원의 집 등 3곳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 수사가 활기를 띠는 것은 경공모 측 일부 회원들이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은닉 창고’의 존재도 ‘솔본 아르타’ 양모(34ㆍ구속)씨 등의 진술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시연할 당시 함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팀 입장에선 실체적 진실규명에 다가갈 수 있는 ‘조력자들’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댓글조사 사건'과 관련 16일 압수수색 중인 경기도 파주의 컨테이너 창고. [허익범 특별검사팀]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댓글조사 사건'과 관련 16일 압수수색 중인 경기도 파주의 컨테이너 창고. [허익범 특별검사팀]

이날 오전 특검팀은 경공모 ‘금고지기’로 불리는 ‘파로스’ 김모(49)씨를 소환해 경공모의 자금 출처와 정치권 등을 향한 금품 공여 의혹에 대한 조사를 했다.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추천한 경공모 핵심 회원 ‘아보카’ 도모(61) 변호사도 오후에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특검팀은 드루킹의 최측근이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모임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의 운영자인 ‘초뽀’ 김모씨도 지난 주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지난해 대선 전 댓글조작을 벌인 의혹과 경공모 조직의 운영방식 등을 물었다.

초뽀 김씨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 작업을 한 포털 기사 주소(URL) 9만여건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지난 5월 경찰에 압수당했다. 이 가운데 1만여건은 대선 전부터 당일까지의 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USB에는 드루킹과 경공모 회원들이 김 지사에게 2700만원을 후원한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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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검팀은 드루킹이 대선 이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대화한 내용이 담긴 경찰 수사기록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드루킹은 김 의원에게 자신과 경공모를 소개하며 만남을 제안했으나 실제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일훈 기자, 파주=정진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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