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교류, 기업들 발빠른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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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의 10·7 남북경제교류허용 조치에 따라 일부대기업들은 공산권교역을 담당해온 특수지역 팀에 북한전담요원을 보충하거나 북한전담반을 신설, 해외지사 등을 통해 정보수집에 나서는 등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북한과의 직거래를 최종목표로 삼고있으나 직거래가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우선 제3국을 통한 간접교역에 힘을 기울일 방침인데 그 동안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본·홍콩 등 제3국을 통해 무연탄 수입이나 우리제품의 수출 등 거래를 해온 경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대북 교섭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모 재벌그룹의 경우 최근 북한으로부터 방문초청을 받고 있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러져 대북 교역은 의외로 빠른 속도로 진전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기업들이 기대하고있는 북한으로부터의 수입품은 석탄·광물 등 1차 상품이 주가 되고 대북 수출품은 기계류·가전제품·의류 등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
9월 중순 종합상사에 신설한 사업개발부 인원을 현재 6명에서 10명으로 늘려 대북 교역을 전담케 할 계획.
현대는 일본과 북한의 경제교역이 연간 5억 달러에 이르며 일본이 어패류·귀금속·비철금속 등을 북한이 기계류·직물류·전기·방송 기기를 각각 수입하고 있다는 동경지사의 보고에 따라 이들 분야에의 진출을 모색키로 했다.
현대는 또 북한의 해외판매망이 미비한 점을 고려, 종합상사의 해외판매망을 통해 북한상품을 제3세계에도 팔아줄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부품의 진출 가능성을 적극 모색중이다.

<삼성>
삼성물산은 시장개척 팀에 대북한 전담반을 편성, 전담요원 2∼3명을 추가 배치했다. 홍콩·동경 등 해외지사에 기초자료조사를 지시했으며 해외지사와 현지 북한대사관과의 접촉도 모색중이다.
이미 2개월 전부터 대북 교역에 대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럭키금성>
조기실현가능성이 높은 홍콩·마카오·싱가포르 등의 무역중개상을 적극활용하며 중국의 산동성·요령성·길림성 등지의 한인을 통한 국경무역도 적극 추진 중.
북한으로부터 무연탄·철광석·옥수수 등 1차 상품을 반입하며 북한의 공업발전을 돕는 산업·수송용기자재·전기·전자부품·섬유류·기타소비재를 반출할 계획이다.
럭키금성은 특히 북한의 경제당국자·경제인과 제3국에서 접촉하거나 직접 북한방문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대우>
(주)대우 내에 전담반 구성을 추진 중에 있으며 현재 활발히 진행중인 대소, 대중국, 대 동구권과의 교역을 대북한 교역으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아래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중이다.
제3국 거래에 대비, 해외지사인력을 늘리기로 했고 구상무역에 대비, 적정가격산출과 외환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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