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비·일자리 주는데 … 정부는 8개월째 “회복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92호 17면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고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0만명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우리 경제는 회복세’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12만6000명 줄어 #전문가들은 “경고음 요란한 상황”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전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발표했다. 경기 회복을 언급하는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째다.

하지만 회복세라고 보기엔 각종 지표가 좋지 않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달 10만6000명에 그치면서 5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12만6000명 줄어 전달(7만9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5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하며 전달보다 3.2%, 전년 동기보다 4.1% 감소했다. 소매판매도 전년 같은달 대비 1% 감소하며 두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승용차와 같은 내구재(-3.3%) 감소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병일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우리 경제는 빨간불까지는 아니지만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면 고용환경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경기 선행지수인 코스피가 최근 연중 고점 대비 10% 정도 조정을 받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역시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나빠진 것을 보면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총괄본부장은 “경제가 더 악화하기 전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을 통해서 그나마 3%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지표를 보면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염지현·고란 기자 yj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