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기구에도 "첨단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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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주방기구에도 기술혁신바람이 일고 있다. 바이오세라믹 등 신소재를 이용한 그릇과 조리기구들이 근래들어 잇따라 선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이고있는 제품은「냉장고전문용기」라는 푯말을 달고 나온 바이오 세라믹 그릇들.
작년8월 시제품을 거쳐 금년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하되기 시작했다.
20여종의 질토와 금속을 섭씨1천6백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내 독성물질을 제거한 후 미세한 분말상태로 만들어 혼합한 바이오 세라믹은 생체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신소재.
원적외선은 5.6미크론에서 1천 미크론 사이에 있는 파장이 매우 긴 빛인데, 이 때문에 물체의 깊숙한 곳까지 투사가 가능하며 물체를 구성하고있는 분자를 진동시켜 생체활동을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원적외선 중에서도 5.6∼15미크론 사이의 파장대에 있는 빛이 인간생활에 가장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제품이 이 범위 안에 드는 고른 파장대를 유지하고 있느냐가 우수·불량을 판별하는 가늠쇠가 된다.
지난해부터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한 3중 바닥 냄비는 외관이 수려하고 녹이 슬지 않으나 열전도가 고루 안 되는 스테인리스와 그 반대의 성격을 지닌 알루미늄을 이용, 음식이 닿는 바닥과 겉면은 스테인리스로 하고 그 중간에 알루미늄을 넣는 방식으로 제작하여 강점만을 취하도록 고안됐다.
음식이 직접 닿는 바닥에는 음식이 쉽게 눋지 않도록 신공법을 사용한 코팅 처리를 하고있다.
따라서 열전도율과 3중이 제대로 돼있느냐가 제품의 질을 판별하는 핵심 열쇠다.
5중 바닥·7중 바닥 냄비가 국내제품은 없고 수입제품만 있는 첨단기술제품.
주사기 바늘을 만드는데 쓰이는 타이타늄을 이용한 타이타늄 스테인리스가 주 소재다. 5중 바닥보다 한 걸음 앞선 것이7중 바닥인데 음식물이 닿는 제일 안쪽으로부터 차례로 타이타늄 스테인리스→고탄소강막→타이타늄 스테인리스→은→동→은→티이타늄 스테인리스로 이루어져 있다.
타이타늄 스테인리스는 위생적이고 외관이 수려하며, 고탄소강막은 주위의 열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며 동은 열을 유지시켜 에너지의 낭비를 막아준다는 것.
은은 열전도율을 더욱 강화시키는 한편 타이타늄 스테인리스와 동의 접착제 구실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5중 바닥 냄비와의 차이점이다.
82년부터 가정의 식탁에까지 파고들기 시작한 멜라민 그릇들은 종래 플라스틱 용기가 지니 비위생성·변미등의 단점을 고온에서 성형된 합성수지인 멜라민 수지를 이용함으로써 보완한 것. 뜨거운 음식을 담아도 그릇의 프린트에 변화가 없는지,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지 않는지, 증잘 잔유물인 납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지의 여부가 질 판정의 주 요소들이다.
이들 신 소재 주방기구들은 중금속 오염이 없음을 이유로 한결같이「무공해」를 내세우고 있으나 조악한 원료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제품 모두 무공해라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들 신소재제품들은 소비자가 육안으로 질을 식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공업진흥 청이나 한국소비자보호원 등 관계기관 및 소비자단체들이 상품테스트를 수시로 실시, 감시를 계속해줄 것이 요망되고 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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