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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값으로 대형 건물 간접투자…리츠 활성화 추진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회사) 활성화에 나선다. 증시에 상장하는 문턱을 낮춰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을 통해서도 리츠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소액으로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 #중위험-중수익형 간접투자 상품 #정부, 9월 리츠 종합대책 준비 중 #상장요건 완화, 우선주 허용 등 추진

국토교통부는 리츠 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을 리츠로 끌어들여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하면 과열된 주택 투자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한알파리츠의 기초자산인 판교 알파돔시티 건물 전경

신한알파리츠의 기초자산인 판교 알파돔시티 건물 전경

김중한 국토부 부동산산업과 사무관은 “오는 9월께 리츠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주택에 집중된 개인의 부동산 직접투자 수요를 건물ㆍ물류시설 같은 비주택 분야의 간접투자로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가 그룹이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준다. 주식보다는 위험이 낮으면서 은행 예금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높은 중위험ㆍ중수익형 투자상품이다.

박병태 한국리츠협회 사무국장은 "증시에 성장된 리츠의 주가는 5000원 이내인 경우가 많다"며 "리츠를 활용하면 커피 한 잔 값의 소액으로도 대형 건물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츠 투자는 부동산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어서 소액 투자자도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 공모형 리츠의 주식은 증시에 상장돼 일반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거래된다. 국내에선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면서 도입했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는 5개의 공모형 리츠가 상장돼 있다. 하지만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부족 등으로 거래가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지난달 27일 신규 상장한 이리츠코크랩의 경우 12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주가는 4500원으로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조창후 코람코자산신탁 자산운영팀장은 “뉴코아 분당 야탑점을 비롯해 이랜드그룹의 대형 유통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며 “예상 배당 수익률은 10년간 7.64%로 은행 이자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리츠에 대해선 예비상장심사를 면제하는 방향으로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리츠라는 투자상품의 성격상 지금보다 상장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재 보통주만 가능한 리츠 투자를 우선주도 허용하자는 의견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률을 적용하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국토부는 은행의 특정금전신탁에서 리츠에 투자할 경우 연기금과 같은 수준으로 증시에 상장 의무를 면제해 줄 계획이다. 현재는 증권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리츠의 주식을 판매하지만, 앞으로 시행령이 개정되면 은행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리츠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리츠의 신용등급을 매겨 제삼자가 객관적으로 투자위험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도 추진한다.

신한리츠운용은 이달 말 1900억원 규모인 신한알파리츠의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판교알파돔시티 6-4블록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상품이다.

개인과 기관의 비중은 각각 1140억원과 750억원으로 개인이 더 많다. 공모가는 주당 5000원이다. 김병직 신한리츠운용 경영기획부장은 “5년 평균 예상 수익률은 연 6.1%, 10년 평균은 7% 정도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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