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대회보다 훌륭·손색없다" 78%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그동안 서울올림픽을 최일선에서 지켜보았던 외국기자들은 대부분 이번 대회운영이 역대 올림픽에 비해 손색이 없다거나 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관중들이 한국인출전 선수의 경기에 지나치게 감정적이었으며 일부대회운영이 한국선수편의위주로 진행된 감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 기자들은 자원봉사자등을 포함한 대회운영요원들이 친절하고 성실했다는데 절대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훈련부족으로 실수도 많았다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이같은 사실은 본사 기자가 지난 30일까지 보도본부(MPC) 및 각 경기장에서 취재활동을 벌이는 25개국의 외국기자 1백명을 무작의로 추출, 10개항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밝혀졌다.
설문에 응답한 기자들은 유럽계 43명, 북·남미계 18명, 아시아계 l5명, 동구권 10명, 나머지는 중동·아프리카·호주출신등이다.
남자기자가 89명, 여기자가 11명이며 40대가 34%, 30대가 32%, 20대가 18%, 50대이상이 l6%로 되어있다.
이들 응답자들은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전반에 대한평가로 「기존의 올림픽대회와 비교해 별 손색이 없다」고 대다수(48%)가 말했으며 30%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 훌륭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11%의 기자들은「대회운영에 실수가 많아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응답.
각종 경기 조직 및 운영에 대해 45%의 응답자들은 「잘 됐다」고 대답했으며 18%는 「보통수준」, 16%는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한 반면 12%의 기자들은「한국 선수들 편의위주로 전개됐다」고 지적했다.
운동경기장이나 올림픽대회 전반에 걸친 한국국민들의 태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62%가「협조적이고 좋았다」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32%의 응답자는「한국선수가 출전할 때는 정도이상으로 흥분」해 타국 선수들의 기분이나 사기를 고려하지 않은 행위임을 지적.
대회전반이나 경기운영을 맡은 서울올림픽조직위(SLOOC)운영요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에 대해 절대다수인 79%의 기자들이 「매우 성실하고 친절해 만족스럽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20%의 응답자들은 그들이 제대로 훈련되지 않아 실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대회기간중 가장 흥미있고 인상 깊었던 경기나 행사 3가지를 지적하는 항목에서 63명이 남자 1백m육상경기를 지적해 육상 1백m가 올림픽의 빅게임임을 확인케 했다.
31명은 세계적 명성의 선수들이 각축을 벌인 수영경기를 꼽았으며 22명은 여자육상 1백m·2백m경기라고 지적.
이들 응답자들은 한국대회기간중 체험한 불행한 사건으로 51명이 약물복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하고 세계를 경악시킨 「벤·존슨」사건을 꼽았으며 그 두번째로 한국권투선수 변정일의 판정불복사건(47명)을 지적.
세번째 불상사로는 절도혐의로 입건됐다 기소유예된 미국의 수영 금메달리스트 「트로이·댈비」사건을 손꼽았다(7명).
이들은 대회 취재중 겪었던 불편함으로 「교통문제」를 제일 심각(36%)한 것으로 지적했으며 「음식」(20%), 「언어」(19%)등도 함께 지적.
이들이 말한 교통문제에는 『택시운전기사가 말을 못알아 들어 엉뚱한 곳에 내려줬다』는 언어소통 불만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의 경우 보도본부(MPC)내의 음식이 비싸고 수준이하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9월30일 현재까지의 경기에서 최우수남자선수로 미국의 육상슈퍼스타인 「칼·루이스」선수(31%)를 꼽았으며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다이빙부분의 2연속 2관왕이 된 미국의 다이빙황제 「그레그·루가니스」가 2위(14%), 수영에서 5관왕이 된 「매트·비온디」가 3위(13%)로 마크돼 미국선수들의 인기가 대단함을 보여주었다.
역도부문에서 세계신기록 6개를 세운 터키선수 「나임·술레이마노글루」도 4%의 지지를 얻었다.
여자최우수선수로는 육상 1백m·2백m 2관왕이 된 미국의 「플로런스·그리피스·조이너」선수가 손꼽혔고(53%) ,그 다음은 이번 올림픽에서 6관왕이 된 「크리스틴·오토」 동독수영선수(15%)가 마크했다.
7종경기와 멀리뛰기의 2관왕이 된 미국의 「재키·조이너·커시」와 역시 미국의 여자수영 간판스타로 3종목에서 우승한 「재닛·에번스」선수가 각각 7%의 지지를 획득. 이들 응답자들의 26%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불운한 사람으론 약물복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한후 귀국해야했던 캐나다의 「벤·존슨」선수를 지적.
또한 지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앤터니·햄브릭」 미국권투선수(5%), 허들황제로 불리면서 4백m허들에서 3위에 머문「에드윈·모지스」 미국선수, 2백m 결승서 연습상대였던 「델로친 에 추월당해 금메달을 놓친 「칼·루이스」도 불운한 선수로 지목.
한편 이들 기자들은 한국의 인상적인 우수선수로는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그레코로만형 74kg급 레스링선수 김영남(11%)과 유도60kg급에서 역시 금메달을 딴 김재엽선수(11%)를 동시에 꼽았다.
복싱 헤비급에서 예상을 뒤엎고 결승까지 올라 패한 한국 백현만도 4표를 얻었다.
최우수 여자한국선수는 한국 구기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핸드볼팀(15%) ,은메달을 획득한 하키팀(6%)과 금메달을 목에건 여궁사 김수녕선수(3%) 등도 우수한 선수로 평가됐다. 그러나 특히 한국선수평가에는 설문조사시간(30일 오후7시)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아성을 깨고 우승한 여자탁구 양영자-현정화조는 설문조사이후에 경기를 마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세계각국 언론인들은 기대·예상했던것보다 서울올림픽이 훌륭하게 치러졌으며 대회조직위와 요원들의 조직·운영능력이 뛰어났고, 한국선수들도 잘 싸웠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고혜련·김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