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새로운 주인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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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결승 3국> ●탕웨이싱 9단 ○구쯔하오 9단

15보(200~216)=203까지 탕웨이싱 9단은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더는 노려볼 게 없다. 204로 나올 때 '참고도' 흑1로 막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백2로 끊고 백8로 나오면 흑 석 점이 양단수가 된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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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싱 9단은 반상에 돌이 거의 다 채워진 다음에야 패배를 선언했다. 대회 두 번째 우승을 노렸던 '삼성화재배의 사나이'는 마지막 순간을 이겨내지 못했고, 그 틈에 왕좌의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했다. 대국장을 당당히 걸어 나오는 구쯔하오 5단 얼굴에 환희의 미소가 번졌다.

대국이 모두 끝난 뒤 탕웨이싱 9단은 "구쯔하오 선수의 실력이 진보했기에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나로선 (이번 결승전이) 부족한 부분을 알아가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역전을 허용하게 된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봐 놓고도 갑자기 정신이 나간 듯 착각했다. 알파고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 역시 앞서 말했던 내 부족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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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쯔하오는 이번 우승으로 중국기원 승단 규정에 따라 5단에서 9단으로 올랐다. 중국은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 단숨에 9단이 된다. 구쯔하오 5단은 "이번 결승전에선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잘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실력을 더 키워서 커제 9단의 자리에 도전하고 싶다"고 당차게 각오를 밝혔다. 216수 끝, 백 불계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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