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감정 미묘해지자 경제부처 조바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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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급기야 미국무성이 주한미대사관에 분위기를 진정시키라는 훈령을 보내는 등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점점 미묘해지자 통상문제와 관련이 있는 각 경제부처는 너나 할 것 없이 한미간의 감정이 통상문제에 불똥을 튀길까봐 조마조마해하는 표정.
농림수산부의 경우 그렇지 않아도 쌀 등 올림픽 이후 현안들이 쌓여있는 마당에 미국의 농수산물 개방요구에「가압」이 불지 않을까 걱정인가 하면 경제기획원과 같은 총괄부서는 대내외적으로 문제풀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생겼다고 한숨.
아뭏든 이번 서울올림픽의 경제적 측면에서의「주제」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역시 대외 통상일 듯

<뻔한 의도에 다시 놀라>
한국관련 왜곡보도, 한국인 조롱 티셔츠 주문 등으로 국내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있는 미 NBC 올림픽취재단이 최근 경제단체에 한국에서의 모조상품 제조·유통실태에 대해 끈질기게 취재교섭을 해왔던 것으로 밝혀져 그들의「의도성 있는」한국보도 자세에 다시 한번 아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NBC 취재진은 지난주, 그 동안 모조상품 추방캠페인 등을 벌여온 대한상의에 전화를 걸어 우리 나라에서의 모조상품 실태를 취재하겠다며 자료제공 및 인터뷰를 요구, 사흘간을 계속 승강이를 벌이는 바람에 상의 관계자들이 이를 모면(?)하느라 혼줄 이 났다는 것.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우리의 모조상품 추방운동도 운동이지만 우리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해 보도하고 있는 그들이 이를 취재하겠다는 건 뻔한 의도가 아니겠냐』고 불쾌한 반응.

<중소기업서 크게 반발>
어묵업계에의 참여선언을 한 동원산업과 대림수산이 전국 1백52개 어묵생산 업체들로부터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반발에 부닥치자『비위생적인 식품의 추방을 위해서도 대기업의 참여가 불가피 하다』는 논리로 맞서「어묵전쟁」은 제2라운드에 접어든 느낌.
30일 상공부에서 열리는 사업조정 심의회를 앞두고 이들 두 기업을 대표한 동원산업(대표 김재철) 은「절대다수의 소비자대중을 잊지말아야…」라는 제목의 진정서를 돌려 각개격파에 나섰고 한국어육 연제품조합 (대표 박주현 이사장) 측은 중소기업 중앙회에 이미 1백51개 전 업체의 허가증을 모두 맡겼음을 다시 강조하면서 배수의 진을 치기도.
동원 측은 진정서에서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자체가 경제의 자율을 지향하는 정부정책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전제, 하물며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지정 받지 못한 어묵 업의·참여를 규제한다면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기본 논리에도 역행됨을 역설.
또 3천3백개 사의 중소기업 및 대기업이 지역분할의 원칙을 지켜 어묵생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일본의 예를 지적, 대기업의 참여가 결코 중소기업의 도산을 초래하지 않고 오히려 비위생적인 식품산업의 오명을 씻을 수도 있다고 주장.
이처럼 팽팽히 맞선「어묵전쟁에 관계당국이 어떻게 교통정리를 할지 조정회의의 귀추가 주목.

<무협임원 승진에 서운>
상공부는 공석중인 무협 임원자리가 노진식 상근부회장, 임광운 전무로 자체 승진에 의해 메워지자 몹시 서운해하는 눈치.
상공부는 이제까지 무협과의 업무상 관계를 고려, 차관급 이상의 대우를 받는 상근부회장은 자체 승진시키되 전무는 상공부 국장급에서 발탁, 선임해 줄 것을 기대해 남덕우 무협회장에게 청탁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별 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것.
이에 따라 무협 전출로 인사 숨통을 트려던 상공부의 계획은 완전히 무산된 셈인데 상공부내에는『언제부터 무협이 상공부와 무관하게 지냈느냐』는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기도.

<한국전자전 21일 개막>
공산국가를 포함한 세계 주요 전자업체와 바이어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한국전자전 (KES, 88) 이 10월21일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동독과 유고슬라비아 등 공산권에서 2개 업체가 최초로 참가, 전자부품 및 반도체를 선보일 계획이며 이외에도 미국·일본·EC 등 18개국에서 4백75개 업체가 각종 첨단전자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88올림픽에 이어 열리는 만큼 주최측인 한국전자공업진흥회는 약5천5백여명의 세계 주요 바이어들이 내한, 9억달러 이상의 수출상담 및 계약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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