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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비행기 표, 출발 4시간 전에는 사야 손해 안 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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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투어가 흥미로운 데이터를 공개했다. 출발 일주일 이내 항공권 구매자 중 제주 노선은 출발 당일이나 하루 전 구매자가 33%, 일본 노선은 출발 1~2일 전 구매자가 23%에 달했다. 즉흥적으로 떠나는 사람, ‘즉행족’이 의외로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당장 떠나고 싶다고 비행기 표를 살 수 있는 건 또 아니다. ‘즉행’을 감행하려면 항공권 구매 데드라인을 알아야 한다.

즉행족에게 중요한 건 저렴한 항공권이다. 즉행 문화의 일등공신 저비용항공은 주말이나 휴가철만 아니면 출발이 임박해도 저렴한 항공권이 많이 나와 있다. 보통 국내선은 출발 1시간 전, 국제선은 출발 4시간 전 인터넷 판매를 마감한다. 소비자가 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감안해서다.

요즘 여행자가 많이 쓰는 ‘스카이스캐너’ ‘카약’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는 1시간 뒤 출발하는 항공권도 검색된다. 그러나 이걸 믿고 결제를 미루면 안된다. 항공사와 여행사 사이트를 클릭하면 정작 예약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여행사는 보통 출발 1~2일 전 항공권 판매를 마감한다. 예약을 접수하면 항공사에 고객 정보를 보내고 발권하는 절차가 필요해서다. 그러니 출발 당일이나 하루 전 항공권을 산다면 여행사보다는 항공사 사이트로 바로 가는 게 낫다.

공항에서 항공권을 살 수도 있지만, 권하지는 않는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공항에서 파는 당일 출발 항공권은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저비용항공사의 인천~오사카 편도 항공권이 30만원 선이다. 인터넷으로 살 때보다 2∼3배 비싸다. 빈 좌석이 많으면 할인해주는 항공사도 있다지만, 기대를 접는 편이 낫다. 공항에서 항공권을 사는 사람 대부분은 급하게 해외로 떠나는 출장자다. 비싸도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니 굳이 깎아줄 이유가 없는 거다.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도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노릴 수도 있다. 보통 비행기 한 편에 일반석 보너스 좌석은 10석 미만이다. 그러나 비수기 평일이라면 노려볼 만하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모두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으로 보너스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공항 카운터에서는 복잡한 절차 때문에 출발 당일 보너스 항공권 예약을 잘 받지 않는다.

‘땡처리 항공권’도 있다. 여행사가 항공사로부터 사전 구매한 좌석 일부를 출발이 임박해 싸게 내놓는 항공권이다. 여행사가 파는 항공권이어서 출발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다. 보통 출발 사나흘 전 판매를 마감한다. 땡처리 항공권은 저렴한 반면에 단점도 많다. 출·도착 일정이 고정돼 있고, 주말 출발 상품이 드물다. 단거리 중심으로 목적지가 제한적이고, 마일리지 적립도 100% 되지 않는다.

몇 년 전까지는 전문 여행사 몇 곳에서만 땡처리 항공권을 팔았다. 요즘은 여행사 뿐 아니라 항공사와 소셜커머스에서도 땡처리 항공권을 판다. 한데 땡처리라고 덥석 물면 안된다. 두세 달 뒤 출발하는 항공권을 땡처리 항공권으로 팔기도 한다. 이런 항공권은 대체로 할인율도 낮다. 이름만 ‘땡처리’를 내건 미끼 상품인 셈이다. ‘호갱(어수룩해서 이용 당하기 쉬운 고객)’이 되지 않으려면 별 수 없다. 손가락을 바쁘게 놀리는 수밖에.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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