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마술로 무장강도 쫓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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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강도를 만난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마술을 부려 위기를 탈출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카퍼필드가 강도를 만난 것은 23일. 그는 미국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 공연을 마친 뒤 여성 보조 마술사 두 명과 주차장에 세워진 버스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흉기를 든 4명의 강도가 카퍼필드 일행에게 금품을 요구했다. 보조 마술사는 갖고 있던 지갑과 휴대전화.여권 등을 내줬다. 강도들은 카퍼필드에게도 소지품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는데, 그 순간 카퍼필드가 귀중품이 들어있던 자신의 주머니를 텅 비게 만드는 마술을 부렸다는 것이다.

카퍼필드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중국의 만리장성까지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연출한 적이 있다. 호주머니를 텅 비게 만드는 마술은 평소 매직쇼에서 종종 선보이는 기술이다. 덕분에 강도들은 카퍼필드의 마술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 이들은 근처에 세워둔 차를 타고 달아났다.

카퍼필드는 강도들이 타고 도망친 자동차 번호를 외워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10대 무장강도 4명을 곧바로 체포해 보조 마술사들이 빼앗긴 금품을 모두 되찾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카퍼필드는 "강도를 만났을 때 내 호주머니에는 지갑과 여권.휴대전화가 들어있었다"며 "오늘 내가 부린 마술의 이름은 '역(逆) 소매치기 기술'"이라고 익살을 떨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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