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 몰고온 태풍 쁘라삐룬…3일 영남해안에 150㎜ 물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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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쁘라삐룬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태풍 쁘라삐룬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북상하는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의 영향으로 3일 제주도와 영남 해안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최대 15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일 오후 3시 현재 태풍 쁘라삐룬은 서귀포 남쪽 560㎞ 해상에서 시속 19㎞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며 “3일 오전에 제주도 동쪽을 지나 늦은 오후나 저녁에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상으로 북동진하겠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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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제주도는 3일 새벽에, 영남 지역은 3일 오후부터 밤사이에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겠다. 수도권을 포함한 서쪽 지방은 대부분 태풍의 영향권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4일 오후에 바닷물의 온도가 낮은 동해상(약 21도)을 지나면서 에너지가 약화돼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겠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태풍이 지금보다 더 동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면서도 “내륙으로 직접 들어오는 상황은 피했지만, 제주도와 영남지방은 태풍 위험지역이므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대 해상에서 수증기 머금고 북상…비 피해 우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태풍 쁘라삐룬. [사진 기상청]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태풍 쁘라삐룬. [사진 기상청]

태국어로 ‘비의 신’을 뜻하는 쁘라삐룬은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2m, 강풍반경 280㎞인 소형 태풍이다. 하지만, 열대해상으로부터 많은 수증기를 가지고 북상함에 따라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2일 밤부터 3일 오전 사이, 영남은 3일 오후부터 밤까지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3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특히, 지형적인 효과가 더해지는 영남 해안에는 최고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의 영향으로 해안가로 들어오는 습한 바람이 상승하면서 구름떼를 발달시켜 더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3일까지 전국적으로 50~100㎜, 호남은 20~60㎜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또, 제주도와 영남 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초속 25m(시속 90㎞)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

윤 통보관은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경상도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산사태, 축대 붕괴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남해안은 만조와 태풍의 영향이 겹치면서 월파에 의한 침수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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