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크 「서울의 악수」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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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기장에서, 선수촌에서 동과 서가 손을 잡는 올림피아드의 무대 서울에서도「껄끄러운」관계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란과 이라크.
두 나라는 『8년 전쟁에 종지부를 찍자』며 평화협상테이블에 마주앉아 있지만 서울에 온 양국선수·기자들은 얼굴 대하기를 원치 않고 있다. 서울에서 7차 총회를 열고 있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도 두 나라의 NOC위원들을 같은 자리에 모아 악수를 시키려는 시도를 했으나 이들의 거부로 실패하고 말았다.
이란과 이라크는 각기 29명, 35명의 선수단과 6명씩의 기자단을 파견했는데 취재단장들간의 대담을 마련해 보려는 기획은 이들의 고집으로 좌절됐고, 각개 인터뷰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우리는 평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전쟁의 책임은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했고, 각기 『가까운 사람들을 전쟁에서 잃어야 했던 슬픔』을 털어놓았다. 아마도 이란인과 이라크인이 서울올림픽에서 마주칠 가능성은 2년 전 아시안게임의 경우처럼 두 나라가 공동으로 출전하고 있는 레슬링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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