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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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체력을 영어로 피트니스(Fitness)라고 한다. 『몸에 맞는 힘』을 뜻한다. 옷갈아 입는 곳을 피팅룸(Fitting room)이라고 해서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곳이다.
그러니까 체력은 자신의 신체조건에 따라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그런데 60㎏미만의 자그마한 역사 「나임·슐레이마노글루」는 어떤 연유로 단 2분안에 1백90㎏의 무게를 들수 있었고 역도 대회때마다 참가해서 65번의 신기록을 깰수 있었는가. 이를 일러 「괴력」의 소유자라고 밖에 달리 부를수 없다.
스포츠 과학자들은 체력을 두가지로 분류한다. 행동체력과 방위체력이다. 외향적 적극성을 띤 신체의 능력을 행동체력이라 하고, 밖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 대해 저항하는 능력을 방위체력이라고 말한다. 보통사람에게는 방위체력이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스포츠 선수에게는 행동체력이 무엇보다 중시된다.
스포츠의 3대요소라고 할 힘, 속도, 시간은 곧 에너지 발휘요소인 근육의 힘과 스피드, 지구성과 똑같다.
마라톤이 지구력 에너지를 가장 크게 요구하는 스태미너형이고, 스프린터와 역도는 파워형에 속하며, 펜싱·탁구는 스피드형에 속한다. 이중 특히 파워형 스포츠인 역도는 모든 에니지가 근내에서 발생된다.
인간의 근육은 근선유라는 가는 세포로 이어져있고 근선유는 미오신과 아크난이라는 단백질이마치 전구의 필라멘트처럼 배열되어 있다. 이것이 수축해서 뇌구에 불을 밝히듯 힘을 발휘하는 메커니즘을 창출해낸다.
자동차 엔진이 가솔린을 에너지원으로 한다면 인간 근육의 에너지는 ATP(아데노신 삼린산)라는 인산화합물이 분해할때의 에너지로 미오신과 아크난이 수축하게 된다.
파워형 에너지는 글리코겐이나 지방질이 연소해서 생겨나는 산화에너지가 아니라 무산소적 에너지다. 역도선수가 입·퇴장때 마다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에너지의 원동력이 근육의 힘만으로 가능하다는 생화학적 연구를 뛰어넘는 사례를 우리는 스포츠 경기에서 수없이 보고 있다. 근육의 힘과 정신의 힘이 합쳐질때 신비의 괴력이 솟아남을 터키의 자그마한 선수가 입증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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