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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난민 100여명 실종, 늑장구조 논란…여아 3명은 숨진 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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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채 발견된 난민 아기 3명. [AFP=연합뉴스]

숨진 채 발견된 난민 아기 3명. [AFP=연합뉴스]

지중해에서 난민ㆍ이주자 100여 명이 실종된 사고가 벌어진 가운데 구조 당국이 비정부기구(NGO)의 구조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구호단체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오픈 암스)의 난민 구조선은 이날 오전 8시쯤 리비아 해안경비대와 유럽연합(EU) 군 당국의 무선통신을 듣고 사고 발생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100명 이상 탄 고무보트의 구조 요청 내용이 이 지역 항해 시스템에 공식적으로 올라온 것은 90분이 지난 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픈 암스 구조선이 로마 해상구조협력본부(MRCC)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센터 쪽에서는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추가 지원은 필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난민 여아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난민 여아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현지 언론들도 현지 구조 당국이 늑장 대응을 피해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리비아 해안경비대는 트리폴리 동쪽 해안에서 전복된 난민 고무보트에서 16명을 구하고 100여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오픈 암스가 운영하는 아스트랄호의 선장인 리카르도 가티는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구명조끼 등 기본 장비도 없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티 선장은 그동안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오픈 암스 협력 센터의 전화에 응답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여러 차례 구조활동 중인 오픈암스와 아스트랄에 현장을 떠나라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비대가 총을 들고 구조선에 들어와 선원을 위협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숨진 난민 아이 시신 옮기는 리비아인들. [AFP=연합뉴스]

숨진 난민 아이 시신 옮기는 리비아인들. [AFP=연합뉴스]

이날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전복된 난민선에 탄 이들 가운데 1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리비아 해안에서는 배에 탔던 여자아이들로 보이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사진에 따르면 리비아군 관계자들과 민간인들에게 발견된 세 아이는 모두 빨간 원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2~3세쯤 되는 여야로 보인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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