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칭찬한 슈틸리케 “한국, 조만간 나의 도움이 필요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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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울리 슈틸리케(64·독일)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비난의 중심에 선 장현수(27·FC도쿄)를 칭찬하고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 인터뷰에서 한국대표팀에서 위협이 되는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내가 대표팀 감독할 당시) 장현수는 깊은 인상을 줬다”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2014년 9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년 9개월 동안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대표팀이 부진을 거듭한 끝에 슈틸리케 전 감독은 지난해 6월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경질됐다.

지난 18일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3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던 슈틸리케 전 감독은 독일에 가장 위협이 될 만한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의외로 장현수를 지목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보통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에다 초점을 맞추겠지만, 나는 도쿄FC 센터백으로 뛰는 장현수를 가장 인상 깊게 봤다”며 “장현수는 유럽에서 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23일(현지시간) 로스토프나도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장현수가 핸드링 반칙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23일(현지시간) 로스토프나도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장현수가 핸드링 반칙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대표팀의 ‘붙박이’ 중앙 수비수인 장현수는 중앙 미드필더부터 풀백까지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이지만,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의 실점 과정에 관여하게 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국은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21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 추가 골을 헌납했다. 두 차례 실점 장면에는 모두 장현수가 있었다. 특히 페널티킥을 헌납했을 때 장현수가 태클하다 손을 맞은 장면이 아쉬웠다.

장현수가 거센 비난을 받는 상황에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한국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있는 것은 무척 긴장되는 일이다. 한국에서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희생양을 찾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축구에서는 언제나 감독이 질타를 받는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에 대해 슈틸리케 전 감독은 “신태용 감독은 내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U-23(23세 이하) 대표팀에서 올라온 어시스턴트 코치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언론에도 말을 많이 하는 외향적인 사람"이라며 "그는 클럽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대표팀에서 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조만간 나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한국은 급한 상황이다.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와 연락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상대한 사람들은 모두 다른 부서로 떠났다”라며 “한국 사람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백지상태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또한 “나는 경질됐지만, 나의 지도를 따랐던 사람들은 그것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며 “나는 지난 50년간 (한국대표팀 역사상 감독으로서) 가장 긴 2년 9개월을 일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슈틸리케 전 감독은 “독일이 출발이 좋지 못했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자국을 응원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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