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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버리고 우리를 찾는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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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의 명소이자 이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유명한 파리공원 옆에 아담한 천주교 성당이 하나 있다. 목5동 성당이다. 이 성당은 갓 들어선 목동 신시가지 지역의 성화(聖化)를 위해 1987년 2월 6일에 설립됐다. 현재는 목동 지역 뿐 아니라 서서울지역의 천주교 중심 교회로 성장했다. 특히 지역 주민 네 가구중 한 가구가 천주교 신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화의 성과가 높은 곳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목5동 성당의 모태는 85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등촌동 성당 관할 아래 설치한 공소다. 이해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단지 입주가 시작됐고, 2단지부터 6단지까지 입주는 이듬해 가을까지 이어졌다.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공소는 목동 용왕산 밑 엄지미마을 가건물 등을 전전하며 새로 들어선 아파트의 신자을 위해 사목하다 마침내 녹5동 성당으로 발족했다. 이 성당의 주보성인은 성가정으로 꼽혔으며 초대신부는 박노헌(요한 금구) 신부였다. 관할 지역은 1단지~6단지와 한신청구 아파트, 우성아파트 그리고 목마공원에서 현대백화점에 이르는 신시가지 중심축이 포함됐다. 모든 신자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주민이라는 특징이 있다.

목5동 성당은 걸립 초기 자체 성전을 갖지 못해 2단지 신목중학교 건너편 로얄빌딩에서 셋방살이를 해야했다. 그러나 일찍이 이문동 성당을 건립한 바 있는 박노헌 신부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성전 건립에 착수했다. 장장 7년의 대역사를 밀고 나간 끝에 1994년 6월 5일 현재의 멋진 성당을 준공했다. 성당 건물에는 한꺼번에 1000명 이상이 입당할 수 있는 대성전을 비롯, 사제관.수녀원.성체조배실.만남의방.교리실.영안실 등이 고루 갖춰져 있다. 넓지는 않지만 어느 한 군데도 엉성한 곳 없으며 안팎이 언제나 밝고 깨끗하다. 어디 그뿐인가. 성당의 성직자.수도자.평신도가 모두 일치된 모습으로 밝고 깨끗한 신앙 공동체를 이루면서 사랑과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초대 박노헌 신부의 뒤를 이어 최용록(프란치스코) 신부, 김구희(세례자 요한) 신부, 홍문택(베르나르도) 신부를 거쳐 현재는 오승원(이냐시오) 신부가 사목을 맡고 있다. 이렇듯 쟁쟁한 명성의 성직자들이 사목하면서 성당은 서울대교구 안에서도 손꼽는 교세를 자랑할 만큼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목5동 성당엔 교적을 가지고 있는 신자수가 1만 명이 넘는다. 관할 지역에 주민 수의 약 25%에 달하는 숫자다. 전체 국민 중 천주교 신자의 비율이 10%남짓인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수준이다.

목5동 성당은 서울대교구 서서울지역청을 겸하고 있다. 서서울 지역청은 2002년 정진석(니콜라오) 서울대교구장이 교구를 중서울.동서울.북서울.서서울 등 4개 지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 중심성당에 교구장 대리를 둔데서 비롯됐다. 목5동 성당은 서서울 지역의 중심 성당이 됐으며, 교구장 대리 박순재(라파엘) 몬시뇰을 부임했다.

정진석 교구장의 추기경 서임을 계기로 지역청의 교구장 대리도 몬시뇰에서 주교로 격상됐다. 박순재 몬시뇰은 1월 새 임지로 떠나고, 조규만(바실리오) 주교가 이곳에 부임했다. 따라서 목5동 성당은 교구장 대리가 상주하는 주교좌 성당인 셈이다.

주일 미사는 토요 특전을 포함, 모두 7대가 봉헌된다. 이 성당에는 교회의 기본 조직인 각 구역.반, 사목위원회 이외에도 성소후원회.군종후원회.주일학교.해나리은빛대학.성모회.성체조배회.연령회.성가대.전례해설단.복사단.제대회.전례꽃꽂이회.울뜨레아.ME.나비스.레지오 마리애 등 다양한 신앙 공동체가 끊임없는 기도와 함께 활발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6개 꾸리아, 80여 개의 쁘레시디움에 7백 50여 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레지오 마리애는 그 규모면에서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다. 이들은 '우리가 함께 할께요' 활동을 통해 매주 일요일 영등포 역전 일대의 노숙자 300여 명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등 봉사 활동을 펼친다. 이렇듯 목5동 성당은 아름다운 가정, 아름다운 세상을 지향하며 신앙의 꽃을 활짝 피워나가고 있다.

※ 이광복씨는..

목5동 성당을 소개한 이광복(55)씨는 충청남도 부여 출신으로 76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소설가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풍랑의 도시'를 비롯, 30권여의 작품집을 출간하는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발행 문예지인 월간문학.계간한국시학.계간소설가.계간한국수필가.계간아동문학가의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1997년 영세를 받은 이후 목5동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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