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인 팀 닥터에 AD카드 안 내줘 이라크 한 때 철수위협|IOC,뒤늦게 "인술은 예외" 수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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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IOC가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취한 대회불참 국에 대한 제재조치가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IOC는 이번 서울올림픽부터 대회불참국에 대한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쿠바를 비롯한 불참국 국적소지의 각종 국제연맹임원·심판 및 올림픽패밀리에 대해 일체 등록카드를 발급치 않는다는 방침아래 지난 5일 밤 내한한 이라크선수단 중 쿠바국적을 가진 2명의 임원에 대해 등록카드발급을 거부하다가 이라크 측이 전선수단을 철수시키겠다고 위협하자 이에 굴복, 일단 카드를 발급하는 한편 선수촌 입촌도 허용했다.
문제가 된 이라크선수단은「알·배드리·모아니아드」선수단장 등 29명이 지난 5일 저녁 내한, 선수촌등록센터에서 카드발급 및 선수촌 입촌수속을 받던 중 SLOOC측이 선수단 중 2명의 팀 탁터가 쿠바국적 소지자임을 발견, IOC의 방침에 딸라 카드를 발급할 수 없다고 통보하자「모아나이드」선수단장은 의사 2명에 대해 카드를 발급하지 않을 경우 전 선수단을 철수시키겠다고 위협하며 선수촌등록센터 대기실에서 약1시간 동안 농성을 벌였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IOC는『의사는 전세계에 퍼져 인술을 펴는 만큼 국적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일단 이들 쿠바의사 2명에 대해 카드를 발급 가까스로 사태를 수습했다.
그러나 쿠바와 긴밀한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과 아프리카국가에서는 스포츠 강국인 쿠바로부터 상당수의 코치를 초빙, 자국 대표팀 지도를 의뢰하고 있고 이번 서울올림픽에 역시 상당수의 이들 쿠바인들이 선수단 임원으로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여 비록 이라크 선수단의 쿠바국적 의사 2명은 IOC가 미봉책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하더라도 쿠바인 코치에 대해서는 뚜렷한 명분이 없어 심각한 진통을 겪게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있다.
IOC는 또 쿠바 보도진에 대해서도 당초 취재신청을 한 7명중 2명에 대해서만 등록카드발급을 허용하는 한편 쿠바가 신청한 보도본부(MPC)내 전용사무실을 일방적으로 폐쇄, 또 다른 말썽의 소지가 되고 있다. 국제체육기자연맹(AIPS)측은 이 같은 IOC의 조치에 대해 『불참국에 대해 임원·심판의 제재조치는 IOC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취재진에 대한 제재조치는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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