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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군산 허리차고 백제 옛터 곰나루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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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완산 벌 전주에서 11일째 밤의 불을 밝힌 성화는 7일 오전 9시 5만연도 시민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으며 전주를 출발, 코스모스 꽃길을 따라 옥구∼군산∼이리∼익산∼부여를 거쳐 오후 8시 공주에 도착, 공주시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공주사대부고 성화로에 안치된다.
첫 주자 김용신씨(55·전라북도 농림국장)가 높이 치켜든 성화는 고 군산열도를 바라보면서 채만식의 장편소설『탁류』의 무대인 군산에 들렀다가 이리를 거쳐 오후 3시40분 강경에서 충남으로 다시 발길을 들여놓았다.
군산시계에서 탑전 휴게소까지 되돌아 나오는 13·2km는 중앙여고생 9명과 군산여중생 6명이 자전거로 봉송.
12일깨 밤을 밝힐 공주에 들어서면 세도중학생 1백30명의『산유화』노래와 공주 장승제가 펼쳐지면서 안치 식이 화려하게 베풀어진다.
○…성화가 하룻밤을 지낸 도청광장에서 축제분위기를 한껏 드높였던 익산「기세배놀이」 가 봉송 단이 오찬을 나누는 익산군 함열읍 이화동산에서 신나는 한마당에 어울려 축제분위기를 고조.
보존위원장 지성욱씨(50)는『이 고장 놀이가 성화가 지나는 이곳에서 한바탕 어울리지 않고선 아무래도 서운할 것 같아 놀이판을 벌였다며『올림픽의 성공과 풍년을 믿었다고 말했다.
원불교 총무 법무실 부실장 이성국씨(44)는『국민축제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전국 20개 교구에서 매주마다 대법회를 열도록 했다』면서『이 불이 북한 땅까지 봉송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리에서는 원광대 4거리에서 신용포도원 입구까지 1·2km를 원불교신자들과 원광대부속병원 의사들이 봉송.
주자 김준겸씨(46·원불교총무 수위단사무차장)는 가슴에 원불교를 상징하는 황색 법락 (○표시·일원 상)이 찍힌 하얀 법복을 입었고 연도에는 3백여 신도들이 수기를 들고 원불가를 부르며 성화를 환송.
○…군산시내에서는 중앙국교와 시청 앞까지 0·9km구간을「무역선」으로 봉송, 눈길을 끌었다.
항도 군산을 상징하기 위해 등장한 무역선은 15t트럭을 이용해 길이10m, 높이2·5m, 폭1·5m로 꾸며졌다.
주자 최용규씨(38)는 선장복장으로 성화를 들었고 부주자 송세웅씨(53)와 최강조씨(42)는 선원복장, 그리고 호위자 한석수씨(29·군산시청)와 황양금씨(26·여·군산시청)가 호돌이와 호순이로, 바덴바덴에서 서울올림픽이 결정되던 날 태어난 군산 경포초교1년 이영호군(7)이 호돌이로 분장, 갑자기『어흥』하면서 소리를 질러 연도시민들의 폭소 속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주시 서완산 동사무소 앞에서 완산교를 지나 전주관광호텔 입구까지 1km구간은 지체부자유자 신동수군(19)이 휠체어를 타고 봉송, 연도시민들로부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신 군은 오는 10월 서울장애자올림픽 1백m·2백m 단거리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훈련을 받던 중 건강이 악화되었으나 봉송에 나섰다고.
9세 때 척수마비를 앓아 걸을 수 없게 됐다는 전국 유일의 휠체어 봉송주자 신 군은『장애자 올림픽에 나갈 수 없게되어 실망이 컸는데 성화주자로 선정되어 새로운 용기를 갖게됐다』며 열심히 바퀴를 굴려나갔다.
○…전주∼군산간 번영로성화봉송 구간에서는 사진작가·작가지망생 등 1백여 명이 성화봉송 모습과 성화인계인수 장면을 찍느라 부산.
이날 군산시는 사진협회 군산지부와 합동으로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고 범 시민축제분위기 조성을 외해 사진촬영 대회를 개최.
○…6일 오전 한발 벌 대전을 출발한 성화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남하, 전북 정주를 거쳐 고창∼부안∼김제∼완주를 통과, 오후 8시 전북전주 도청 앞에 도착했다.
성화가 도착하자 1천여 개의 오색풍선이 가을하늘을 수놓았고 도청광장 하늘에선 폭죽이 휘황찬란하게 폭발, 한껏 성화맞이 분위기를 북돋았다.
도청 앞 광장에는 l만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나와「하늘의 불」성화를 맞이하는 등 이날 전주시내 성화봉송로 주변에는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성화를 맞이했다.
○…성화가 지난 대전 서부경찰서 앞에는 재미교포 정구진씨(42)가 남색과 검정·흰색으로 단장된 포도대강 옷차림을 하고 나장 10명과 보부상 6명으로 구성된 호위자를 거느리고 성화를 봉송, 대전이 조선조 말 보부상들의 활동 지였음을 보여주기도.
○…6일 오전 11시쯤 성화가 지나는 길목인 대전시 월평동 대전성심병원 앞길에는 목발을 짚은 환자 10여 명과 장애자 등 1백50명이 나와 성화봉송 길을 축하했다.
성심병원 3백21호실 입원환자인 송기섭씨(49·농업)는 간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봉송로에 나와『내 생전 올림픽을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아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 봉송길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 장애자인 이완희군(21)은『올림픽이 전국민의 축제인데다 장애자올림픽까지 함께 열리는 서울올림픽에 직접 참가는 못하지만 성화봉송만이라도 지켜봐야 할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인터체인지에는 충남대공대교수인 독일인「이델만」박사(44)가 부인·16개월 된 딸과 함께 나와 성화봉송을 축하.
「이델만」박사는『88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이 스포츠는 물론 경제면에서도 세계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낙관.
○…봉송로 주변 마을농악대, 각급 학교 고적대, 연도 시·군민 등의 환영을 받으며 익산군 망성면 황산리에 도착한 성화는 전북지역 최종주자인 송부남씨(43·농업)에 넘겨져 도 계를 넘어 충남 논산군 강경읍 황산대교에서 강현욱 지사에 의해 심대평 충남지사에게 인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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